노량진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애들로 복작복작합니다.
줄여서 공시생이라고들 부르죠.
노량진에는 이 공시생들 상대로 하는 저렴한 밥집이 아주 많습니다.
노량진에서만 가능한 저렴한 가격은 기본, 맛도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이번에 소개 할 곳은 허수아비라는 돈까스 가게입니다.
허수아비 자체는 체인점이라서 길가다가 가끔 찾아 볼 수 있지만, 노량진 허수아비는 공시생들을 위한 저렴한 가격이 특징입니다.
다음 지도에서 노량진 허수아비로 검색하면 바로 뜹니다. 대로변이 아니고 혼잡한 골목으로 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처음 찾아갈 때는 좀 헛갈릴 수도...
지번 주소로는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1동 124-10번지, 도로명 새주소로는 동작구 만양로14가길 4입니다.
전화번호는 02-812-1187번입니다.
주차장이 없고 골목도 좁아 주차는 불가능합니다.
화장실은 건물 바깥의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합니다.
공시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밥만 먹고 일어서야 하는 식당이라 느긋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포장을 할 수 있으니 느긋하게 드실 분은 포장해서 다른 곳에서 먹는 게 낫겠습니다.
다만 포장을 할 경우에는 가격이 +500원이 됩니다.
메뉴는 딱 두 가지, 치킨가스와 로스까스 가격은 각각 5,000원입니다.
주문은 선불입니다. 손님이 언제나 많습니다. 주문해 놓고 기다리면 자리도 나고 음식도 나옵니다. 밥이나 야채를 리필도 할 수 있기는 한데, 가게가 혼잡하니 눈치 잘 봐서 해야 합니다.
음식이 나왔습니다! 가격에 비해 아주 푸짐합니다. 돈까스 + 단무지 하나 + 야채 + 겨자와 깨(소스는 자리 마다 놓여있습니다) + 잘게 자른 깍두기 + 장국 + 밥 한공기가 나옵니다. 물은 셀프~
야채는 원래 이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데요, 좀 많이 달라고 하면 됩니다. 리필이 되긴 하는데 가게가 혼잡하고, 카운터랑 음식 나오는 곳이 같은 곳이라서;;; 불편합니다.
장국이라든지 소스는 뭐 평범합니다.
밥도 좀 많이 달라서 해서 평소 보다 양이 더 많은 상태입니다. 밥도 더 달라면 더 줍니다. 그런데 돈까스가 양이 좀 있는 편이라서, 돈까스를 남기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게 5,000원 입니다. 서울 하늘 어디에서 이런 돈까스를 5,000원에 먹을 수 있을까요? 오직 노량진 뿐입니다...
5,000원 짜리 돈까스라고 하기에는 품질이 훌륭합니다. 고기도 두껍고 맛난 편입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는 노량진 뿐일 겁니다.
아쉽게도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노량진은 이 가게 외에도 저렴하고 맛있는 가게가 아주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좀 슬프기도 합니다.
한창 때인 청춘들이 추레한 차림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나 싶습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미래를 비관하게 만든 건 역시 나이 먹은 양반들 책임이 더 크다고 해야겠죠.
노량진의 저렴한 밥값은, 그래서 마냥 좋게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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