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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ravel

뒤적 뒤적 옛날 사진 꺼내보기. 일본여행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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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2부] / [3부]

카자키에서 형님하고 이것 저것 딩가 딩가 놀고 이제 슬슬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형님이 고맙게도 기차표를 주셔서 기차를 뿅뿅타고 히로시마에 들러 자전거를 가지고 다시 기차를 타고 시모노세키로 돌아왔습니다.
배 편으로 부산항으로 가기 위해서죠.
시모노세키에 숙소를 잡고 여장을 풀고 배편을 기다리면서 시내를 좀 구경했습니다.
시모노세키는 지리적으로 꽤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역사책에 자주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시내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있는데, 배편 시간이 다가온 관계로 이것 저것 보진 못하고... 아카마신사 정도만 보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군요.


시모노세키는 한국 역사책에서도 여러번 등장합니다. 지리적으로 한국으로 가는 길이기에 일본 제국주의 시절에 아주 활발했던 곳이죠. 한국을 거쳐 중국을 침범하기 위해 사람들이 무던히 드나들었을 것입니다.

 

일본 역사상 천황이 가장 심한 꼴을 당한 사례이지 않을까 싶은, 겐페이 전쟁이 끝난 곳이 시모노세키입니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일본의 패권을 쥐고 미나모토 세력과 다이라 세력이 한 판 붙었고 그 최후의 전장이 이 곳 단노우라(시모노세키)였으며, 이 단노우라 전투에서 천황이 바다에 빠져 죽습니다. =ㅅ=

 

미나모토와 다이라를 묘사한 동상이군요. 박력이 있습니다. 이 해전에서 다이라 가문은 멸망하고 미나모토 가문이 일본의 패권을 쥐게 됩니다. 해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와중, 당시 꼬꼬맹이 였던 안토쿠 천황이 바다에 빠지게 됩니다. 외조모의 품에 안겨있었는데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외조모가 안토쿠 천황을 안고 바다에 몸을 던진 것이죠.

 

입담 좋은 아저씨가 동상 근처에서 겐페이 해전과 안토쿠 천황의 슬픈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저 자전거에 매 놓은 간이 극장(?) 그림을 바꿔가면서 겐페이 해전과 그 결말을 재미나게 읊어줍니다.....만 일본어 되시는 분들이나 재미있을거고 암튼 이런 것도 있구나.... 뭐 그렇습니다.

 

배 위에 서 있는 걸 보니 겐지 일파(미나모토 가문) 인 것으로 보입니다. 안토쿠 천황은 헤이시 일파(다이라 가문)에 붙어있었는데, 패색이 짙어지자 외조모가 바다로 뛰어드는 바람에 같이 황천길로 갔고, 이 때 일본 개국 신화에 나오는 삼신기를 품고 뛰어들었기 때문에 삼신기가 영영 없어지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미나모토 일가는 이 싸움에서 대부분 전사하거나 바다에 스스로 뛰어들어 목숨을 끓었습니다. 나머지는 배신하거나 생포당하거나 했다고 합니다.

 

시모노세키 부근을 칸몬(관문)이라고 부릅니다. 칸몬이라고 하면 시모노세키 부근을 일컫는 말인데, 아무튼 이 칸몬 해협을 수호하는 닻이 바닷가에 있습니다. 주절 주절 설명이 쓰여있네요.

 

전쟁 중에 어린 나이로 세상을 등진 안토쿠 천황을 기리는 의미로, 또한 해협의 안정을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는 의미를 가진 닻이라고 합니다.


토쿠 천황이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조모에 의해 퐁당 수장된 덕분에....
안토쿠 천황의 억울한 넋을 위로하기 위해 신사를 지었는데 그것이 바로 아카마신사(아카마신궁; 아카마징구)입니다.
시모노세키 시내에 있어서 찾아가기 쉽습니다.
지리적인 이유로 한국 관광객도 많아서 간판에 한글로도 적혀 있어요.


부산하고 가깝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한국인들도 꽤 많이 오가는 곳입니다. 일본 남쪽 관광지에는 한국어가 어지간하면 적혀있습니다.

 

안토쿠 천황을 기리는 의미로 지어진 새빨간 신사입니다. 일단 천황을 모시는 곳이라 신궁이라는 이름입니다.

 

신궁의 대문입니다. 역시 덴노(천황)을 모신 신사라서 그런지 색상이 화려하고 건축 양식도 (신사 치고는)거대합니다.

 

당시 물에 빠져 죽은 천황이 꼬맹이 였기에 어릴 유를 써서 幼帝라고 하는군요. 역시 일가친척이 멀쩡한 사람인 것도 아주 큰 복입니다...

 

신사에 가면 무녀(미코)가 있지요. 물론 현대의 무녀는 대부분 평범한 알바생입니다.

 

마시는 물 아니죠. 손 씻는 물입니다. 물론 마셔도 죽진 않겠지만.... 신사에 가면 꼭 있어요.

 

소원을 빌어서 나무에 이렇게 걸어놓습니다. 신사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저 종이는 돈 주고 사야 합니다. 아무 종이나 매달기 없기.

 

칸몬다리(관문교) 등입니다. 관문교 밑으로는 칸몬터널이 나란히 뚫려있는데, 이 칸몬 터널은 세계 유일의 걸어서 건널 수 있는 해저 터널입니다. 이 등은 기념품 삼아서 사가기에는 부피가 좀 크네요.... 접으면 좀 작아질 수 있긴 하겠지만....

 

식수가 아닙니다...

 

아카마신궁은 빨강+황금색+흰색 이라는 무척 화려한 색상을 자랑합니다....

 

아카마신궁의 정문을 밑에서 잡아봤습니다.

 

그다지 좋은 렌즈가 아니었던 관계로 사진이 애매하네요...

 

아카마징구가 생긴 원인을 제공했달까... 안토쿠 천황이 빠져죽은 단노우라 전투를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군요.

 

어느 건물의 천정입니다.

 

대륙에 "진출" 했던 일본인들의 자랑이 신사 한 쪽 구석에 남아있군요.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전범 국가라는 자각이 없단 말이죠. 뭐 방송에서도 말하지 않고 학교에서도 가르치지 않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한국정부가 6.25 때 종군위안부를 운영했다는 걸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죠...

 

신사 안은 나름 넓은 편입니다. 다른 더 넓은 신사도 많지만 그런 아주 큰 신사는 좀 드문 편이죠(대부분의 일본 신사는 아담합니다).

 

내부는 아마 행사가 있을 때만 개방하거나 하는 것 같네요. 막아놔서 더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불교적 영향을 받은 탑도 있네요.

 

치미(용마루 양쪽 끝에 얹는 상징물을 이렇게 부른다네요)가 있습니다. 오래된 건축물의 일부 인 것 같습니다.


카마신사를 대충 훑어보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뭔가 여행 후반은 주마간산이 된 듯한 느낌적 느낌...
아무튼 꽤 긴 거리를 이동하면서 재미있게 놀았던 여행이었어요.
그 때 생각이 나서 묵었던 숙소라든가를 한 번 찾아보았는데, 대부분 문을 닫았더군요.
히로시마 사카에서 묵었던 숙소도 없어졌고, 이와쿠니에서 묵었던 숙소도 문을 닫았고...
세월이 무상합니다.

다음에는 일본에 먹으러 간(...) 여행기를 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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