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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ravel

일본으로 먹으러 간 이야기 2 - 하카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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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아리마 온천) [링크]

찌 저찌하여 고베에서 후쿠오카의 하카타로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리마온천에서 뭐 먹은 이야기인 전편은 이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하카타는 후쿠오카에 있는 도시로 후쿠오카가 한국하고 가까워서, 한국인들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공공시설 안내문구도 한글로 되어있다거나, 한글 가게 간판도 많고 그래요.

 

묵었던 비지니스호텔(호텔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아주 저렴하지도 않은 어정쩡한...) 로비의 꽃꽂이가 예뻐서 찍어 봤는데 역시 아이폰 사진이라 영 구리네요...

 

본의 대중문화에서 꽃꽂이는 무슨 야마토나데시코(요조숙녀)의 필수교양 같은 걸로 묘사가 되곤 합니다.

부잣집 아가씨(오죠사마)가 기모노 차려입고 앉아서는 근엄한 표정으로 꽃을 꽂고 있는 게 참...

다도(마시는 차)를 가다듬는 장면도 같이 곁들여지면 이건 완벽한 전근대 여성상이죠.

일본사회에서 가해지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랄까가 느껴져서, 일본에서 보는 꽃꽂이는 한국에서 보는 꽃꽂이와는 느낌이 좀 다르네요.

 

일본에서 어딜가나 있는 것 1. 편의점 2. 빠칭코. 정말 일본에서 제일 늦게까지 열고 제일 화려하고 제일 자주 볼 수 있는 가게는 빠칭코 인 것 같습니다.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라면 문화랄까... 어디 산골에 가도 빠칭코는 꼭 있는 걸 보고는 대경실색 했었습니다.

 

칭코도 정말 일본 사회에서 독특한 존재랄까...

뭐 좋게 보자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카지노가 일본 전국에 퍼져있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

이게 또 빠칭코만의 문화가 있어서 카지노의 슬롯머신과는 전혀 다릅니다.

빠칭코에 빠져서 아이를 차 안에 놔뒀다가 아이가 사망헸다든지 하는 식으로, 불미스런 사고도 벌어지고 그래서, 요즘 들어서는 영업시간 규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위 사진의 하카타에 있는 벨라지오라는 업소는 밤 10시면 닫는다는 것 같더군요.

2007년에는 사행성이 강한 기계는 금지당했고, 2011, 2012년에는 일본 경시청이 사행성 광고의 규제를 권고(법으로 금지한 것은 아님)한 적도 있습니다.

일본 갈 때마다 이해가 안 되는 문화 중의 하나에요.

이게 또 얄궂은 것이 재일교포들이 빠칭코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고 하니...

생각이 복잡해 집니다.

 

 

신칸센 타고 가다가...

 

 

이건 공항에서 내려서 해안도로 타고 갈 때 찍은 것 같네요.

 

 

공항에서 셔틀버스 기다리며.

 

 

생선만 먹기는 좀 뭐하니까 고기를 먹으러 하카타의 레스토랑사토를 찾았습니다. 대기줄이 있어서 기다리면서 한 컷... 판다가 귀여워서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가끔 이걸 왜 찍었지 싶은 사진들이 한 둘이 아니네요...

 

스테이크 샤브샤브 불고기 등등, 고기를 파는 곳인데 그럭저럭 괜찮다고 해서 찾은 곳입니다. 한국에서 유행하다가 요즘에 한창 패망하고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스타일...

 

저는 설익은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잘 익혀달라고 주문하였습니다.

 

미디움 까지는 어떻게 먹겠는데 레어나 이 정도면 그냥 생고기 같아서 (맛은 있지만) 좀 꺼려지더라구요. 그냥 느낌적 느낌. 웰던이 죠아요.

 

하카타에 도착하니 비가 좀 오더군요. 나름 번화가라서 잠깐 비오는 풍경을 담아 봤어요.

 

 

이 하카타 하천 주변으로 노점(한국 같은 난잡한 노점이 아니고, 일본 답게 각잡혀서 정리된)이 들어섭니다. 나름 지역의 명물이라고는 하는데 일정상 가보진 못했군요.

 

 

 

 

 

 

 

 

어김없이 식사 때가 다가오므로 일단 철수 하기로 합니다.

 

사진 왼쪽 위에 있는 물고기 그려져 있는 간판에는 쇼우야라고 써 있습니다. 프렌차이즈인데, 회나 물고기 같은 수산물을 파는 곳입니다. 저 곳에 가보기로 합니다.

 

비가 온 날이라 배가 제대로 뜨질 못해 회가 싱싱하지 못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회 종류보다는 요리 종류가 약간 더 많이 나왔습니다.

 

찜인데 심하게 못생겼네요....

 

생긴 것과는 상관없이 맛은 있었습니다.

 

음... 왜 가끔 산 채로 회를 뜨고 살아있는 물고기를 서빙하는 가게들이 있죠. 여기가 그런 쇼를 해 줍니다.... 뻐끔 뻐끔 하는 게 너무 불쌍 ㅜㅠ

 

모바일에서 볼 수 있게 크기를 좀 줄이긴 했는데 아무튼 불쌍합니다.... ㅠㅜ

720p로 올려놓았으니 확대해서 보셔도 됩니다.

 

일종의 코스메뉴가 있는데 그걸 시키면 당일의 재료 수급 사정에 따라서 조금씩 요리가 달라집니다. 위에 잠깐 적었지만 비가 오는 날은 배가 못떠서 대부분 구이나 튀김 요리가 나오는 듯 합니다.

 

이건 무려 오뎅.... 보통 생선 취급 하는 가게에서는 오뎅 잘 없는데 뭔가 신기했어요.

 

국수를 튀긴 것인데 일종의 탕수육 같은... 국내에도 비슷한 음식 파는 곳이 있더군요. 맛나요.

 

평범한 튀김... 버섯 튀김 맛있습니다.

 

물론 회도 좀 나오긴 했습니다.

 

 

담이지만....

1편[링크] 서두에서 후쿠시마를 잠깐 언급했었죠?

밥 먹으면서 추천 메뉴에 후쿠시마산 술이 적혀 있길레....

현지인 동행에게 "야 이걸 누가 사마시겠습니까?"

이랬더니.... 실제로 사다가 마시는 사람이 많고 인기라고.....

안 그래도, 곳곳에 동북지방지진(후쿠미사 사고)에 대한 기금, 성금 모금 포스터가 붙어있고,

일본은 이겨낼 수 있다, 이런 분위기더군요.

후쿠시마 지방은 농산물을 많이 생산했는데, 원전 사고 이후 이 후쿠시마 지방의 농산물을 "먹어서 도와주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일어서(라기 보다는 정부에서 주도한거지만),

실제로 이렇게 식당에 가도 추천 메뉴에 후쿠시마 물건을 붙여놓고 사람들이 많이 소비해 주는 모양이었습니다.

좀 황당해 보이기까지 하는 "먹어서 도와주자" 운동이 실제로 먹혀들고 있다는 걸 현지에서 확인하고는 좀 경악했죠.

이 양반들 제정신인거야? 하고....

 

술 더떠서, 일본 정부에서 반강제적으로 기업들에게 돈을 각출해서 후쿠시마 복구에 사용했다고 하는군요.

이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자금 사정이 안 좋은 기업들은 지진 해일로 인한 피해를 입은 장비나 기계를 무상으로 수리해 준다거나 하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구요.

물론 십시일반 돕는다는 취지는 좋기는 한데...

일본 국가주의의 전근대성, 꽉막힌 관료주의, 여러가지 것들이 뒤섞인 퀴퀴한 내음이 난다고나 할까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근처의 술집도 가 보기로 합니다. 술집에 걸려있는 물고기가 표정이 꽤 좋습니다.

 

술안주로 스시..... 왠지 온통 생선만 먹는 것 같지만....

 

저 알 올리고 김으로 두른 건 군함스시라나 뭐 그렇게 부르는데, 처음에는 정통이 아니라며 배척 당했다고 하네요. 나중에는 뭔가 슬그머니 이렇게 전국의 스시 세트에 편입....

 

이 가게는 참치를 데려다가 직접 해체하는 쇼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다만 예약 같은 게 필요해서 쇼 자체는 보지 못했지만 회는 맛있네여.

 

세트에 포함된 계란찜....

 

안에 갖은 해물이 들어있어서 아주 맛납니다. 한국의 계란찜과는 수준이 다른 음식이군요....

 

장어는 사랑이죠.

 

뭐 좀 더 시키는 과정에서 오도로를 시켜봅니다. 참치대뱃살....... 빛깔 좀 보세요. 끝내주네요.

 

카타 부근은 나름 번화가입니다.

가게도 많고 사람도 많은 편이고...

생선을 꾸역 꾸역 먹고 여흥으로 다자이후텐만구 신사에 가보기로 합니다.

다자이후텐만구 신사는 후쿠오카에 있는 신사인데,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시는 곳이라서 학생들이 주로 찾는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사철인 니시테쯔 타고 다자이후역에서 내려서 좀 걸어가면 나옵니다.

꽤 유명하고 규모가 있는 신사라서, 주변은 신사 참배 관광객들로 꽤 붐비는 편입니다.

연중무휴에 입장료 같은 건 없어서 산책 삼아 구경가기 부담없는 곳.

주변에 다자이후 동물원이나 큐슈국립박물관 등이 있어서 패키지 관광코스로 자주 엮이기도 합니다.

 

날이 좀 더워서 어느 찻집에 들어갔더니 이렇게 초로의 신사가 서빙을 하고 있군요. 어린 알바생들이 주로 서빙하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

 

신사 참배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라서 기념품 가게나 식당들이 꽤 있습니다. 석조 도리이가 근사하군요. 이 길 쭉 따라 올라가면 신사가 나옵니다.

 

한국에서야 흔하지만 일본에서는 스타벅스가 드문 편인데(한국이 스타벅스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하죠 아마), 이 곳에서 발견...

 

경내가 상당히 넓습니다. 봄에는 사꾸라가 잔뜩 핀다고 합니다. 봄에 한 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이것 저것 기념품을 팝니다. 물론 별 쓸모는 없고 비쌉니다.

 

소원을 적어서 걸어 놓습니다. 류이치라는 사람은 덴진(천신)에게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저번에는 신세를 졌습니다. 이후로는 제발 유급 만은 면하게 도와주세요" 공부를 하세요 류이치상.... ㅜㅠ

 

뭐 신사니까 기분도 낼 겸 오미쿠지를 뽑아봅니다. 오오 길이 나왔습니다.

 

도리이가 멋있게 이끼가 끼어 있습니다.

 

오미쿠지를 뽑고 여기에 잘 묶어놓습니다. 아무데나 버리거나 하면 민폐... 라기 보담 오미쿠지도 돈내고 뽑는데, 버리는 사람이 있을려나 싶군요. 기념삼아 가져가거나 하겠죠 보통은?

 

사진사가 일감이 없어 놀고 있습니다. 요즘은 누구나 폰이나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시대니까요. 폰카도 엄청 잘 나오고...

 

일본풍의 미니 정원 같은 곳이 있습니다. 새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폼을 잡고 서 있습니다.

 

경내가 넓다는 게 이렇게 다리를 놓아야 할 정도의 호수도 있어요. 이 다리의 이름은 '다이코'라고 합니다. 일본말로 하면 '다이코바시'가 되겠죠.

 

 

다이코바시 옆으로 오래된 나무가 멋있게 늘어져 있습니다. 꽤 멋진 풍경입니다.

 

경내에 소 동상이 꽤 있습니다. 소의 머리를 만지면 지혜로워진다는 신앙이 있다고 합니다.

 

곳곳에 신을 모신 작은 사당들이 퍼져있습니다.

 

 

 

꽤나 넓죠?

 

 

돌아다녔으니 배를 채우기로 합니다. 명란젓 + 밥 + 메밀소바 세트.

 

제가 먹은 것은 냉우동입니다.

 

면이 칼국수 면 같습니다. 차갑게 식혀서 나온 면을 소스에 찍어먹는 스타일. 맛나네요.

 

대충 빈둥빈둥 일정을 마치고 구름 바다를 뒤로 하고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본이 물가가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먹을 것 물가는 한국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품질은 일본 쪽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아서, 같은 가격이라도 한국이 더 비싼 셈이 되죠.

식문화가 한국보다는 훨씬 발달해 있다보니, 좀 이름난 곳 주변에서 적당한 가격의 가게를 대충 들어가도 실패 할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에 식도락 하러 가는 사람들이 꽤 많죠.

다음에 여유가 되면 또 가보고 싶네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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