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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ravel

나들이, 전주 불명산 화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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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부근, 전라북도 완주 쪽에 보면 불명산이라는 나즈막한 산이 있습니다.
거기에 화암사라는 조그마한 절이 있고요.
지난 휴가에 여길 다녀왔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갔었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어요.


 

 

우왓 주변이 모두 산입니다! 당연하죠 산에 있는 절인데...

 

대중교통으로 가면 상당히 고약합니다. 차가 있어야 가기가 좀 편할 것 같습니다.


전주에서 고산까지 간 다음에, 고산에서 다시 버스나 택시를 타고 불명산까지 들어가야 합니다.
이게 배차간격도 간격이려니와, 초행이면 사실 찾아가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습니다.
어지간하면 차하나 렌트해서 네비찍어 가는 걸 추천합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소원이 꼭 이루어지는 행복도량, 오덕사..... 기복신앙과 불교가 퓨-전!

 

편도 2차선도 아닌 1차선(!)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절입구가 나옵니다. 입구에는 널다란 주차장이 있으므로 주차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화암사라고 알려주네요.

 

올라가는 풍경은 한국의 전형적인 산이랄까요. 잡목이 우거지고 작은 계곡도 아닌 것이 도랑도 아닌것이 졸졸 흐르고... 여름이라서 벌레들이 장난 아니게 많았던고로, 벌레와의 전쟁도 치러야 했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물줄기가 그나마 더위를 식혀주었습니다....라는 상투적인 표현 따위........ 졸라 더웠어요. 물소리 따위로 더위가 가시면 졸라 조켓찌만?

 

돌길을 중간쯤 오르면 계단이 나옵니다. 지금이야 계단이 이렇게 있었다지만 그 옛날에는 어떻게 저 위로 올랐을지 상상만으로도 아찔...

 

계단은 그렇게 오래 계속되지는 않습니다. 계단 밑으로는 계곡이 지나갑니다. 더위는 가시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좋았어요.

 

폭포 비스무리한 것도 있고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올라가는 길에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돌이끼가 아주 멋스럽습니다. 사진을 그지같이 찍어놔서리 이런데, 직접보면 아주 멋집니다.

 

계곡물이 너무 맑아보이기는 하지만, 이런 곳에서 물을 마시면 영 좋지 않을 꼴을 당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만난 다람쥐! 요리조리 재빠른 자연의 친구였어요. 그래도 그 와중에 그나마 잘 나온 사진 한장을 베풀어주더군요.


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렇게 대단히 어렵지는 않습니다.
돌길이고 경사가 약간 가파르지만, 천천히 올라가도 금방 절에 도착 할 수 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옹기종기 여러가지가 모여있어서 경치가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중간에서 판을 벌여놓고 뭔가 잡숫는 분들도 있더군요.
중간 계단에는 안치환 시인이 다녀가서 썼다는 시도 붙어있습니다.
뭐 대단해보이지는 않아서 사진을 찍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다 오르면 저 멀리에 절이 보입니다. 현판에 불명산화암사라고 적혀있는 것이 보이는군요!

 

딱 보기에도 사찰건축양식(이라고 썼지만 잘 모릅니다) 같아 보이는 건축물입니다.

 

너무 더워서 일단 앉아서 쉬었습니다.

 

창문으로 바람이 솔솔 들어와서 정말 살 것 같더군요. 오오 부처님의 은덕일세....

 

절 건물이라고 해봤자 한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아담한 곳입니다.

 

중앙의 건물이 스님이 기거하시는 곳 같더군요.

 

여기는 우화루라는 건물입니다. 입구애서 봤을 때 현판이 걸려있던 그 건물이죠. 밖에서 보면 2층 건물인데 안에서 보면 마루만 있는 1층 건물이기도 합니다. 절에 큰 행사가 있을 때 사용했다는데, 규모가 무척 아담합니다.

 

이것은 극락전, 국내유일의 하앙식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에는 하앙식 목조건축물이 흔하지만 한국에는 이거 딱 하나라는군요.

 

사진이 아이폰으로 찍은 것도 있고 필름으로 찍은 것도 있고 막 섞여있습니다. 정말 오랜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들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보면 재미있어요.

 

비교적 최근에 쓴 글씨로 보입니다. 누가 이런 낙서를......... 잘 읽어보니 불경인 듯 싶습니다.

 

누구누구 다녀감, 하는 낙서를 한자로 하면 이렇게 됩니다.

 

벽에 있는 탱화는 세월을 못이기고 거의 다 지워져 있습니다.

 

우화루 한 가운데의 기둥입니다. 우화루는 그렇게 넓지가 않아서, 큰 행사를 치를 때 썼다고는 하는데..... 한 10명 모이면 건물이 꽉 찰 것 같아요. 한국의 어딜가도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스케일이 작습니다.

 

극락전은 무려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한국 유일의 하앙식 건축물이라니 당연하겠지요. 다만 이 설명문은 좀 안보이는 곳에 치웠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많이 거슬립니다.

 

저 쇠꼬챙이 같은 것은 건물의 창문을 열 때 씁니다. 창문 끝을 저기에 받쳐 두는 거죠. 장식이 아니라 엄연한 용도가 있습니다. 잠자리 잘 찾아보세요.

 

이 그림은 그나마 좀 잘 남아있습니다. 우화루는 개방되어 있는 구조라서 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그림들도 빨리 닳아없어지는 것 같아요. 이런 모습 나름의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안타까운 느낌도 듭니다...

 

도시에는 없는 통나무 바닥입니다! 막 위에서 굴러다니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역시 절에는 .... 주지육림, 아니아니 목탁이죠! 두들기면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했지만 절 주변이 너무나 조용해서 차마 두드려보지 못했습니다.

 

극락전입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낱, 불경외는 소리조차도 안들리고 간간히 풍경소리만 딩딩하는 산골짝의 외로운 절. 이런 걸 느껴보려고 절을 찾는거겠죠. 물론 전화도 잘 안터집니다.

 

스님은 딱 한분 뿐이라고 하시더군요. 스님께 공양을 올리는 나이드신 분들이 몇 계시긴 했는데, 그래봤자 절에 거하는 사람들 수는 다섯을 넘지 않을 것 같더군요. 정말 눈오는 한겨울에는 분위기가 끝내줄 것 같습니다.

 

신발도 딱 하납니다. 한여름인데 털고무신.....;;;;;; 역시 승려는 다릅니다.

 

목탁의 원조인 목어가 우화루에 매달려 있습니다. 꽤 오랜 풍파를 견뎌낸 모습입니다.


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화암사 동종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붙어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서 왜 요즘 백만관객 돌파한 환타지 영화로 유명해진 광해군 시절에 다시 만들었다고 하는데, 누가 안쳐도 밤이면 스스로 울려서 스님과 신도들에게 시간을 알렸다고 하네요.
아니 이 무슨... 알람시계도 아니고........
그리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노무새끼들이 동종을 빼앗으러 오기 전에 스스로 경보를 울려서 스님들이 땅에 동종을 묻어 무사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뭐 스스로 울렸다는 건 뻥이겠지만, 아무튼 오랜 세월을 견뎌낸 것은 스님들의 노력 없이는 힘들었겠지요.

  시 전주로 돌아 올 때는 어떤 마음씨 착하신 분들의 도움으로 차를 얻어탔습니다.
교통수단이 정말로 괴악하므로 자동차 없이는 가기 힘들어요.... ㅜㅠ
여름에 갔을 때도 좋았지만 눈내리는 겨울에 하룻밤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절이었습니다.
정말 조용하고 아담해서 눈이 소복히 쌓이는 걸 문지방 너머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좋기야 좋겠지만.......
눈 덮인 산에서 고립되어 버리겠죠...
나중에 다시 또 오르고 싶은 절이지만, 그때는 차를 가지고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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