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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ravel

[일본/고쿠라] 65년 역사의 장어 구이 가게, 川淀(가와요도 かわよ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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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은 여러가지 일이 많았던 탓에 여행을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아주 오랫만에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기타큐슈(외국어 표기 규정으로는 기타큐슈인데... 키타큐슈 쪽이 더 입에 붙지 않나요?) 부근의 고양이섬들을 좀 둘러보는 일정으로 일단 고쿠라로 향했습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려니 피곤합니다...


인천공항. 새벽인데도 사람이 많네요. 어떻게든 사람을 안 쓰려고 발악을 하고 있는 작금의 한국사회, 공항도 예외는 아니어서 스마트체크인 같은 허울만 좋은 걸 "서비스"라고 내세우고 있군요. 그렇게 아낀 돈은 재벌 일가 배떼지로 들어가겠죠...


기타큐슈 공항에 안착. 공항 내에 있는 자판기에서 고쿠라 버스센터까지 이동 할 버스표를 구입 했습니다. 700엔... 놀랍게도 카드 결제가 되는군요. 한국이야 현금이 없어도 별 문제가 없지만, 일본은 현금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나라입니다. 가뭄에 콩나듯 있는 카드 결제 가능한 곳들은 참 고마운 존재...


고쿠라 역전 버스센터(우리나라로 치면 버스 환승센터)에 내렸습니다. 한국은 쌀쌀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무더운 10월... 햇살이 쨍쨍하고 습도도 높습니다.


광고판이라고 있는 게 대부업체 광고... 사진 중앙 오른쪽으로 있는 빨간 것은 일본의 대부업체 아이풀 광고입니다. 서울역 앞에 가보면 절망의 탑이 있죠.


고쿠라 태양광 발전 시스템! 햇살이 쨍쨍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말 그대로 무의미하군요...


일본의 최고 맛집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아침 비행기로 오자니 영 피곤하고 그래서 카페인 충전을 위해 스타벅스에. 아니 일본에 와서도 스타벅스라니... 사실 일본은 자판기가 많아 카페가 한국만큼 흔하지 않습니다. 오전에는 아예 안 열기도 하고... 역시 스타벅스는 전인류의 보물....


일본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라고 하면 못 알아듣고, 부란도코-히-(아이스 or 홋또)라고 해야 하는 모양입니다. 일본어를 평소에 쓸 일이 없으니 녹이 슬어 하고 싶은 말이 잘 안 나오네요. 메뉴판에는 부란도(아마도 blend인 듯)라고 해 놓고 정작 나온 커피에는 멀쩡히 아메리카노라고 적혀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일본 맥도날드(마꾸도나루도)도 주문 방법이 한국과는 좀 다릅니다.


고쿠라 역전 상점가 스타벅스 2층 창가로 내려다보이는 풍경. 꼬치집 환풍구 위로 그을음이 끼어있네요.


빵집의 간판이 재미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파이프로 아기자기하게 꾸며놨네요. 고쿠라 거리는 걸어 다니면서 흡연 금지, 쓰레기 투기, 애완동물 배설물 방치, 낙서 등이 금지되어 있으며 위반시 1,000엔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전체 여행 일정 중에 길빵 하는 놈은 딱 한 마리 봤네요. 한국은... 말을 맙시다. 후진국 미개인 흡연충 한남충들에게 뭘 바라겠어요.


양이도 밥후경이라는 유명한 정언명령에 따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정신을 차린 후, 미리 알아봐둔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가와요도(川淀)라는 장어를 파는 가게입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무려 1953년(昭和二十八年)에 문을 연 아주 오래된 가게더군요.

65년 된 가게라니, 한국에서는 건물주 아니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위치는 아래의 구글 지도를 참조하세요.

JR고쿠라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립니다.



오전 11:30부터 문을 엽니다. 주문은 오후 8:30까지 받습니다. 홈페이지가 있기야 하지만 플래시로 되어 있는 대문이 있을 정도로 오래되어 쓸모는 없습니다.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의 메뉴 정보가 가격 등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본점이외에도 분점이 있는 모양입니다.


관광객 티를 내면(...) 영어로 되어 있는 메뉴판을 가져다줍니다. 한국인들이야 뭐 장어와 친숙한 편이니 그림과 가격만 보고 주문해도 되겠습니다.


가게 안은 좀 어두컴컴합니다.


본점이기는 하지만 가게가 좁은 편입니다. 장어는 보통 나이좀 먹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이다보니 신발 벗는 테이블이 있는 가게들이 종종 있는데, 장소 문제인지 모두 의자 테이블입니다. 신발 벗어야 하는 가게는 번거롭고 불편해서 의자에 앉는 게 낫죠.


테이블 한 쪽에는 금연 표시 및 간장, 한국에서는 이제 볼 수 없는 나무 이쑤시개 등이 놓여있습니다. 한국은 일회용품 제공 규제로 인해 음식점 테이블에서 나무 이쑤시개를 제공 할 수 없습니다.


젓가락과 물티슈가 나옵니다.


간단한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본 요리가 나오기 전까지 시간이 좀 걸립니다. 장어를 직접 구워서 서빙하므로 여유를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테이블 옆에 귀여운 토끼가... 만지지 말라고 써 있군요.


제법 운치가 있습니다.


아삭 아삭한 무우 종지와 오이 당근 등이 같이 나옵니다.


이것은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를 시키면 나오는 밑반찬입니다. 히쯔마부시는 장어를 잘게 썰어 밥 위에 고명으로 올린 것입니다. 밥을 적당히 먹은 다음에는, 이 밑반찬을 이용해서 따로 제공되는 그릇에 오챠즈케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오챠즈케에 넣는 깨.


와사비와 김. 일본에 가면 와사비가 너무 맛있죠... 한국 와사비는 왜 맛이 없는 것일까요.


이걸 오챠즈케 위에 넣으면 위에 동동 뜹니다. 아삭아삭하죠. 일종의 뻥튀기입니다.


무에 무순과 김, 소스 등을 곁들인 것입니다. 소스는 아마 낫토 같은 것이 좀 섞인 것 같은데 제 입맛에는 잘 안 맞았습니다. 무 자체는 아삭아삭 해서 아주 맛납니다.


오이와 당근입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일본 채소는 한국 채소보다 더 맛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히츠마부시는 장어 덮밥이랑은 다릅니다. 장어를 잘게 썰어 보통 나무 그릇에 담아 서빙합니다.


잘게 자른 장어와 파가 예쁘게 올라가 있네요.


일본의 이런 덮밥 부류는 비벼먹는 것이 아닙니다. 간혹 비벼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뭐 어떻게 먹어도 맛있기만 하면 그만이기야 합니다만.


밥에는 미리 간이 되어 있으므로 젓가락으로 퍼 먹습니다. 수저는 오챠즈케 만들어 먹으라고 제공되는 것입니다.


적당히 먹다가 다른 그릇에 옮겨 닮아 오챠즈케를 만들어 먹습니다.


좀 많이 담았나 싶은데... 아무튼 요리 하나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메뉴죠. 그래서인지 가격도 살짝 비싼 편... 보통(並 나미) 짜리가 2,000엔 중반대.


이것은 평범한 장어 덮밥입니다. 보통이 1,900엔대. 가격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그릇이 아주 예쁩니다.


또깡을 열면 밥과 함께 장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뭔가 반짝이는 것 같은데 아무튼 아름답네요.


아주 노릇하게 구워져 있습니다. 색깔과 모양, 모두 훌륭합니다. 냄새도 아주 좋아요.


노릇 노릇합니다. 보기도 좋은 장어가 먹기도 좋다고 아주 맛있습니다.


반짝 반짝~


밑반찬으로 국물이 하나 딸려옵니다. 뚜껑은 사진 찍으려고 살짝 비뚤게 놓았습니다. 그릇이 알록달록 귀엽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같은 스푼 문화권이 아니어서 보통 그릇을 들고 들이킵니다. 건더기는 젓가락으로 먹고요. 그래서 용기도 손에 들기 적당한 모양입니다. 안에 들은 오뎅이 대단히 맛있습니다.


본은 전국적으로 장어 요리점이 꽤 많습니다.

한국인들에게도 장어는 친숙한 식재료죠.

어느 정도 오래된 가게라면,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맛은 다 좋은 편입니다.

가와요도 역시 굉장히 맛있는 장어가 나오네요.

훌륭합니다.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라서 일인당 예산은 못해도 2,000엔 이상은 잡고 가야합니다.

덮밥 이외에 장어구이만 따로 시킬 수도 있고, 술도 판매합니다.

실내 금연입니다.

일본어를 몰라도 영어 메뉴판이 있어 주문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일본 여행기는 다음 편[링크]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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