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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Travel

[일본/고쿠라] 저렴하고 양 많은 식당 東京庵(도쿄앙), 가츠동/덴뿌라/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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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 1편 - 65년 역사의 장어 구이 전문점 川淀(가와요도) [링크]

일본 여행기 2편 - 모지코(門司港) 주변 모지코레트로(門司港レトロ) 산책 [링크]


본 상륙 허가증(입국하면 여권에 붙여주는 딱지) 디자인이 바뀌었더군요.

사실 여권을 들여다보지는 않으니까 몰랐는데 뭘 찾을 게 있어서 뒤적이다가 여권을 보니, 상륙 허가증 딱지가 옛날과는 달라졌습니다.


Before...


...After


올해 봄부터 바뀌었다는 것 같군요.

예전 상륙허가 딱지는 배경에 기리몬(일본의 국장)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새로 바뀐 상륙 허가증에는 후지산과 사쿠라가 박혀 있네요.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맞이하여 일본에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더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라고 합니다.

심심한 기리몬보다 약간 화사해지긴 했네요.

최근에 일본 다녀온 적이 있다면 한 번 확인해보세요.


지코[링크]를 슬슬 둘러보고 나서 고쿠라 쪽으로 JR을 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고쿠라 페리스휠은 고쿠라 역 앞에서 버스도 다니고 해서 한 번 타볼까 했는데, 수리 기간이어서 결국 멀리서 아 저렇게 생겼구나... 하고 구경만 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고쿠라성 마저도 수리중인 관계로 관람을 할 수 없었고.... 걷느라 피곤한 것도 있으니 일단 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미리 알아봐둔 가게인 東京庵(도쿄앙)으로 향합니다.


숙소는 고쿠라역 바로 코 앞에 있는 Relif(릴리프, 사진 오른편)로 정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역 바로 앞이라서 위치도 좋고. 고쿠라, 후쿠오카 근처에는 숙박업소가 대단히 많고 가격대도 다양하므로 숙소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곧 할로윈이라고 KFC 할아범에게 호박 복면을 씌워놨네요. 그러고보니 한국에서는 이 닭늙은이를 죄다 치워버려서 일본에나 가야 볼 수가 있게 됐군요. 또 KFC에서 맥주를 팔기 시작 했는데, 한국만 그런 게 아니고 일본 KFC에서도 맥주를 파는군요. 한국은 믿고 거르는 롯데의 클라우드를 파는데 일본은 무려 기린 생맥입니다.



쿄앙은 고쿠라 역에서 한 10여분 정도? 조금만 걸으면 나옵니다.

위치는 위의 구글 지도를 참조하세요.

가츠동, 카레동 등의 덮밥이나 덴뿌라, 소바 등등을 파는 밥집입니다.

무척 오래된 가게입니다.

물어보질 않아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가게 분위기나 일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수십년은 족히 되어 보입니다.

상업지구가 아닌, 주택가 조용한 골목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독한 미식가에나 나올법한 가게로군요.

물론 고독한 미식가는 특별편이 아닌 이상 도쿄 주변의 가게만 나옵니다만....

일요일은 정기휴일입니다.


저녁이 되어서 인적이 드물어졌습니다. 일본은 9시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합니다. 9 to 5. 한국은 점심시간은 휴게시간이랍시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6시 퇴근을 하죠. 헬죠센... 일본은 일찍 퇴근하다보니, 상업지구 아니면 6시 좀 넘어서는 거리가 한적해집니다.


고로가 배가 고파졌다! 라고 외치고는 두리번 거리면서 들어갈만하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밖에는 가츠동 판다고 팻말이 서있습니다. 간판은 근래에 새로 달았는지 깨끗한 편이네요.


두툼한 나무 식탁에서 가게에 묵은 세월이 느껴집니다. 요즘에는 이런 인테리어를 하지 않죠...


고색창연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여행가서 현지의 노포를 들러보는 것도 각별한 재미죠.


차림표, 즉 메뉴판입니다. 죄다 일본어와 한자라서 일본어가 되지 않으면 주문이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일본어를 조금은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게 곳곳에 세월이 묻어 있습니다. 좀 지저분한 감도 있지만 나름 독특한 분위기가 있네요.


메뉴판인데 고친 흔적이 없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가격이었다는 것이겠죠.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메뉴도 다양합니다.


뉴가 대단히 다양하고, 메뉴에 사진도 안 붙어 있어서 일본어를 모르고 일본 음식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주문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일본어 공부를 조금 하고 가거나... 일본어를 할 수 있는 꼬붕을 데리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가츠동과 카레동, 소바, 덴뿌라 등이 시그니처 메뉴인 것 같습니다.

저는 덴자루(天ざる) 보통(930엔)을 시켰습니다.

자루소바와 튀김(덴뿌라)가 나오는 메뉴입니다.

일본어도 잘 모르고 그래도 어쨌든 주문 해보고 싶다! 하는 경우에는 안전하게...


덴동(700엔) - 한국의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덴동이라고 적어야 하지만 실제 발음은 텐동과 가깝습니다. 새우튀김이 올라간 덮밥.

오야꼬동(580엔) - 계란과 닭고기가 올라가는 덮밥. 이름의 유래는, 닭고기(부모)와 계란(자식)이 고명이라서 오야꼬(부모와 자식)동...

카레동(580엔) - 이건 좀 쉽죠. 카레 덮밥.

가츠동(680엔) - 이것도 좀 쉽죠. 돈까스와 계란이 올라가는 덮밥으로, 한국에서도 꽤 인기가 있었던 춤추는 대수사선에서 나온 음식이라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덴카츠동(900엔) - 텐카츠동이 원래의 발음과 가깝습니다만, 외래어 표기법상 덴카츠동이 표준어가 되겠습니다. 새우튀김과 돈까스, 계란이 올라간 초호화 덮밥이 만원도 안 합니다!

덴자루(보통 930엔, 곱배기 1,100엔) 아래에서 사진과 함께 소개 할 메뉴입니다. 자루소바 + 튀김이 나옵니다.


이 정도 중에서 골라서 주문해봅시다.

"원 가츠동 플리즈!"


테이블 한쪽에는 일회용 젓가락통이 놓여있습니다.


덴뿌라(튀김) 찍어 먹으라고 와사비와 파 소스 등이 나왔습니다.


그릇이 기성품은 아니네요. 아마 가게 오픈 하면서 같이 맞춘 그릇들 같습니다.


메뉴가 워낙에 많아서 뭘 시킬까 고민을 하였으나 결국 메뉴판에서 가장 위에 있는(...) 덴자루를 시켰습니다. 튀김과 자루소바의 앙상블...!


요런 느낌으로 나옵니다. 보통을 시켰는데 양이 꽤 됩니다. 곱배기('오오모리 구다사이' 하면 됩니다) 시켰으면 배불렀을 것 같네요.


자루 소바 위에는 김이 예쁘게 올라가 있습니다. 면발은 그럭저럭 괜찮은 편입니다.


튀김입니다. 만원 정도의 가벼운 가격에 비해, 절대 가볍지 않은 맛의 대단히 고품질의 튀김이 나옵니다.


호박입니다. 호박 잘 안 먹는 편인데 이건 굉장히 맛나는군요.


이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당근이었나? 아무튼 이것도 맛있어서 감탄하면서 먹었습니다.


피망 튀긴 것인데 이것도 맛납니다.


가지입니다. 튀긴 가지 너무 맛있네요.


이건 고구마였나... 싶은데, 튀김이 다 맛있어서 막 먹었더니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대망의 새우튀김. 대단히 맛납니다.


꼬리... 꼬리가 또 씹는 맛이 예술입니다. 와그작 와그작. 간혹 꼬리 딱딱해서 안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 튀긴 새우튀김 꼬리는 별미입니다. 츄라이 츄라이


면수가 나옵니다. 저는 면수를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맛만 보았습니다. 메밀향이 나는 면수에 환장하는 사람들이 좀 있죠.


1인분 만원 정도의 가격에 양도 푸짐하고 맛도 대단합니다. 면수도 나오는 등 대단히 만족스럽군요.


광객들이 많이 찾는 가게가 아니라서 메뉴판이 철저히 일본 내수용인데(관광객용의 영어 메뉴판이 있는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알고 들어가야 주문이 용이합니다.

사실 저도 메뉴판을 좀 보다가 뭐가 이렇게 많아! 싶어서 그냥 맨 위에 있는 메뉴를 시킨 것이라...

생각 없이 시킨 것 치고는 대성공입니다.

하지만 뭐 돈 쓰겠다는데 꺼지라는 장사꾼은 없는 법이죠.

대충 메뉴판 짚어가면서 바디랭귀지 섞어가면서 주문하면 될 것입니다.

아마 다른 메뉴들(덮밥류)도 맛이 괜찮을 것 같지만, 사람의 위장은 한정되어 있고...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상이었다면 이것저것 시켜서 먹었을텐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니까요.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저렴한 가격이 첫번째 장점이고, 보통을 시켰는데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푸짐한 차림새가 두번째 장점이며, 제일 중요한 맛도 넉넉히 합격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위치도 고쿠라역과 가까운 편으로 접근성도 좋습니다.

다음에 고쿠라 부근에 가면 다시 찾아갈 것 같은 가게입니다.

추천 할 만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일본의 편의점 음식들[링크]을 소개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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