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모토의 트램 노선은 단 두개였는데, 나가사키는 이렇게 노선이 꽤 많습니다. 쿠마모토에서 처럼 아무 생각없이 탔다가 여러번 길을 잘못들었습니다...;;; 일단 목적지는 녹색노선의 이시바시(石橋). 녹색 노선의 종점입니다.
나가사키 트램은 거리 관계없이 120엔(쿠마모토보다 30엔 싸네요;). 관광안내소나 호텔 카운터 등지에서 하루 무제한 일일권을 500엔에 파는 모양입니다. 트램 노선이 나름 많은 편이라 일일권을 끊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차량 안의 요금 내는 기계에서 동전을 바꿀 수 있습니다.
동전은 한국 마냥 기사가 바꿔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알아서 바꿔야 합니다. 내릴 때 요금을 냅니다. 트램 안은 이런 느낌...
밤 늦게 타서 적막합니다. 차량이 얼핏 보아도 굉----장히 오래되어 보입니다. 해서 살펴보았더니...
무려 히로히토 시절 즉 쇼와 28년 제조... 서력으로 1953년..... 50년도 넘은 물건이 굴러다니고 있다는 얘기네요.
50년된 물건이지만 개수를 해서 에어컨도 나오고... 관리를 열심히 해서인지 내부는 깨끗합니다. 다만 굉음이 좀 난다든지 낡아보인다든지 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드디어 종점이자 구라바엔으로 올라가는 입구인 이시바시(石橋)역에 도착!
음 그런데 종점인데 차를 돌릴 수 있는 설비나 여분의 철로가 없습니다. 대체 차량이 어떻게 다시 노선으로 나가는 것일까요? 해답은 저 밑에서 공개됩니다....
구라바엔으로 올라가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자랑 할 게 체력 밖에 없다는 한남 -> 오른쪽 계단을 이용합니다. 평범한 인간 -> 왼쪽 엘리베이터를 탑시다.
트램 내려서 언덕 방향으로 주택가를 조금 들어가면 계단이 먼저 나옵니다. 처음에는 우왕 저걸 어떻게 올라가 ㅋ 이랬는데, 다행이 엘리베이터가 있더군요.
게다가 이 엘리베이터는 무려 "공용 도로"라고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도로로 쓰는 열도의 위엄...
첫번째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이런 광경이 맞아줍니다. 경치가 볼만 합니다. 야경이 좋다는 게 빈말은 아니었네요. 탁 트여서 기분이 좋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저~ 밑으로 이어져 있는게 보이시나요. 뭐 시간이 남아돌면 걸어서 올라오는 것도 나름 도전이 될 수 있을지도.
저 멀리 보이는 나가사키 항구와 건물들이 내뿜는 반딫불이 같은 조명들이 꽤 그럴듯한 야경을 선사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입니다. 첫번째 엘리베이터에서 두번째로 이동하는 중간에 나가사키 야마네코들이 맞아주는군요...
야옹이들이 야경 구경하는 모양입니다.
잠깐 야옹이들과 같이 앉아서 경치를 즐깁니다.
한국 길냥이들은 K인들이 워낙에 해꼬지를 해서 사람만 보면 도망치기 바쁘지만, 나가사키 야마네꼬들은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이 친구들은 나중에 내려올 때도 야경 감상 하고 있더군요.
엘리베이터를 한 번 더 타고 올라가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꽤 멋지네요. 트램도 막 잘못타고 그래서 시간이 지체되어 포기할까 했는데 올라오길 정말 잘했습니다.
저 멀리 항구의 풍경... 삼각대가 없어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은 게 좀 아쉽네요.
나가사키 시내를 조망 할 수 있는 포인트는 구라바엔 뿐 아니라 몇몇 곳이 더 있습니다만, 구라바엔도 꽤 괜찮군요.
글로버정원 자체는 6시 까지만 문을 열어서 밤중에는 들어 갈 수 없지만, 엘리베이터는 무려 **도로**이므로 한 밤중에도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민가 주변이니 민폐가 안 되도록 주의...
이시바시(石橋)역의 시간표입니다. 막차 시간이 오후 11:05라서 그 전에 후닥닥 내려왔습니다.
자 종착역인데도 트램 차량을 돌리는 장치나 레인이 없어서 대체 어떻게 다시 거꾸로 가나 했더니... 그냥 운전기사가 반대쪽으로 가서 선로만 바꿔서 달립니다. 간단하군요;;
나가사키 짬뽕도 맛 보고, 좀 급하게 오르내리긴 했지만 나가사키의 야경도 굽어봤네요.
다음 편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그러나 일제시대 조선인 강제징용의 역사가 함께하는 군함도(군함섬, 하시마 端島)에 가 본 이야기 [링크]를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