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네.
있었습니다.
마치 2차 대전 말기 독일 공군 마냥 있긴 했는데 보이진 않는 뭐 그런거죠.
사실 역사책을 읽어보면, 인류는 유사 이래로 내내 가난했고, 힘들었고, 고된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인류 전체가 부유했던 적은 결코... 아니 부자는 둘 째치고 삼시 세끼 밥 걱정을 매일 해야 했습죠.
...지금도 마찬가지고.
중산층이라는 건, 제국주의 모순이 극에 달한 끝에 벌어진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온 개념입니다.
전후 부흥 과정에서 생겨난 인류 역사상 처음 존재했던 계층이죠.
전후 부흥 과정 위에 값싼 석유가 끼얹어져서 만들어진 거대한 신기루였던 셈입니다.
미국과 소련은 남는 돈으로 신나게 냉전 체제경쟁에 몰두 할 수 있었고, 체르노빌과 아프간전쟁 수습하느라 소련이 먼저 나가 떨어졌습니다.
미국도 중산층의 전면적인 붕괴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는 무슨 거대한 오멘이죠.
한국은 IMF 이후 그런거 없다, 수준이 되었습니다.
중산층이라 자처하는 사람들도 한꺼풀 벗겨보면 참 보잘 것 없죠.
어떤 논문에 의하면 전체 소득자의 50% 정도가 100만원 정도의 월 소득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중산층이 무너진다고 우려를 논하기에는 내일 굶을 걱정 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저는 늘 비관적인 얘기를 하는데, 사실 오늘이 지옥과도 같기 때문 만은 아닙니다.
여기서 더 떨어질 여유(?)가 아직은 있다고 봅니다.
살기는 더 어려워 질 것이고, 저성장, 저임금, 고강도노동은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나빠질 것임을 알기에 쉽게 희망을 말하기 어렵습니다.
"아프니 청춘"이라는 낭만적 문장을 입에 올릴 수 있는 사람들과, 그 낭만과 허망한 기대에 가득 찬 예언을 잘도 받아 먹는 젊은이들.
그런 대책없는 낙관이 때로는 부러워집니다.
이 시대의 진짜 멘토라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도 원하는 대로는 안 될테니까, 대충 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야 옳죠.
안 되면 되게 할 수 있던 시절이 분명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니고, 앞으로는 더더욱 아닙니다.
정말 진심어린 가식없는 충고란, "해도 안 된다"는 겁니다.
너무 용쓰지 마세요.
용 죽습니다.
...아 그리고 안 되는 거 되게 하는 걸 불법, 탈법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도 그건 마찬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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