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주도 성장론에 회의적인 까닭

요즘 정치권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서, 소득을 늘려 내수 경기를 진작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먹혀 들어가는 걸 보고 뭐 흉내라도 내고 싶은 모양이겠죠.

이거에 대해서 저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1. 최저임금이 뭐에요? 먹는 건가? 우적우적

지금도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곳이 아주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독서실 총무라든지.

편의점이나 기타 영세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아주 많으며, 이를 감독해야 하는 고용노동부는 아예 손을 놓고 있습니다... 단속을 거의가 아니고 아예 안 하는 것 같더군요.

227만명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죠(관련기사 [링크]).

몇푼 되지도 않는 지금도 이럴진데, 최저임금이 더 올라가면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죠.

최저임금 안 지키면 신고하면 될 것 아니냐고요?

최저임금 안 지킨다고 점주 신고했다가 담배 도둑놈 취급을 당한 이자스민 의원의 자녀 같은 경우를 보세요.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니죠.

피고용인 입장에서 고용주를 고발하는 건 여러가지로 어려운 일입니다.

 

2. 세금이 세금이 아니외다!

한국은 OECD에서 "괜찮아 저런 놈들도 있는데"에서의 '저런 놈들'을 맡고 있죠.

모든 관련 통계가 다 꼴찌 내지는 하위권입니다.

최저임금 최하위권, 노동시간 최상위권,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조세정책의 재분배 효과가 거의 Zero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관련기사는 여기[링크]서 볼 수 있습니다.

저 세전 빈곤율과 세후 빈곤율 통계를 보면 기가 차죠.

세금이 그냥 착취의 기능만 하고 있고 재분배는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올라가서 이것이 경제 회복을 가져오려면, 일단 조세가 좀 공평하게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대기업과 불로소득자들은 가벼운 세금을 내는 구조에서는 소득이 올라봤자...

특히 불로소득을 얻는 임대업자들 같은 양반들에게 엄정하게 세금을 물어야 노동자들도 의욕이 나고, 임대료 등의 부동산 비용(그리고 임대업자들의 불로소득!)이 낮아져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겠죠.

지금은 임대차보호법이 전혀 임차인에 대한 보호를 못하는 상황이죠.

툭하면 명도소송에, 장사가 좀 잘 된다고 하면 건물주가 지 아들딸에게 그 가게 줄거라며 권리금도 못 받고 쫓아내기 일쑤.

지옥입니다, 지옥.

 

3. 자영업자에게는 핵폭탄

특히 경제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최저임금이 올라간다고 해서 이득 볼 수 있는 게 전혀 없습니다.

대기업이야, 기본급은 최저임금이나 그에 준하는 아주 낮은 액수를 정해 놓고, 수당을 줄여서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 2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기본급은 120만원이고 80만원이 수당입니다.

최저임금이 올라서 기본급이 180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수당을 -60해서 20만 주면 어차피 기업의 입장에서 나가는 돈은 똑같아요.

 

자영업자들에게는 얘기가 다릅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말 그대로 폭탄입니다.

특히 건물주가 별다른 세금도 내지 않으면서 자영업자들이 고생해서 벌은 돈을 쪽쪽 빨아먹는 지금 시스템에서, 조세제도나 임대차보호법의 개정 없이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경우 자영업자들은 그냥 죽을 수 밖에요.

결국 최저임금 인상이 건물주 좋은 일만 해 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최저 임금 인상 보단, 조세 제대로가 재분배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하고,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사업주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과 적절한 단속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불로소득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건물주 분들에게 세금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경우 최저임금 인상분은 고스란히 건물주의 몫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