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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Hell Korea

평범하고 착한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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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본문의 특정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남 신현대아파트에서 모욕적인 언사를 견디다 못한 경비 노동자가 분신한 끝에 입원 중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후 신현대아파트 측은 아파트 명예가 실추되었다며 경비용역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시위를 우려하여 옥상문을 잠그는 등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간이라기보다는 악마 같죠.

일단 1차적으로는 경비 노동자를 종놈 부리듯 한 끝에 죽음에 이르게 한 입주민들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과연 정말 뿔 달리고 꼬리 난 악마일까요.

주된 가해자로 지목되었던 입주자 이 모 할머니(74)가 나중에 세상을 뜬 경비 노동자 장례식장에 찾아와 오열을 했다는 기사를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라고 하기에는 어렵죠.

굳이 표현하자면 "평범하고" "착한" 악마들이랄까요.

 

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경악할만한 악행은 정신이상자나 소위 싸이코패스와 같은 위험분자가 아닌, 자신들이 평범하다고 믿는 보통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뜻입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모두 악마일리도 없고, 오히려 평범한 인간이겠죠.

 

사진은 본문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현대 아파트 입주민들을 비난하는 건 가장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한다고, 경비 노동자 들의 대우가 나아질까요?

경비 노동자들이 하인이나 종 같은 취급을 당하다 못해 자기 몸에 불을 지르게 된 것은 아파트 입주민들이 악마여서가 아닙니다.

경비 노동자들의 법적인 지위가 불안하니 짤리지 않으려고 부당한 처사를 당해도 꾹 참을 수 밖에 없고, 경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할 관청은 손을 놓고 있고, 억울한 일이 발생해도 그것을 호소 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불온한 시스템이 계속 되는 한,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 경비 노동자를 상대로는 악마가 되겠죠.

솔직히 말해서... 저 경비 노동자를 죽게 만든 신현대 아파트를 욕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들은 과연 신현대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을까요?

 

론 시스템에 의해 타락한 악한 개인을 용서 할 수는 없습니다.

신현대 아파트 사람들은 분명 잘못했고, 잘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어떤 일을 저지르고 별 탈이 없으면, 그 일을 또 반복하게 마련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민들의 선의에 기대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입주민들이 서로 합의하에 경비 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에 힘쓰고 있는 곳도 분명히 있지만, 전국의 아파트들에게 그와 똑같은 행동을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국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이며, 노동환경에 대한 관심과 지적이 계속 이어져야 개선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이 거창한 행동에 당장 나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봐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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