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잘 가지 않지만...
한 때 홍대주변에서 일을 했었고, 단골 술집이 있어서 자주 갔었습니다
저도 젊었으니까요.
하지만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나이 먹고서는 홍대 앞은 가지 않습니다.
자주 찾던 단골 술집도, 소시집도 없어져서 홍대에서는 다락투 빼고는 이제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아무튼 가끔 갈 일이 있으면 거리를 보며 놀라곤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거리와 가게들의 모습이 참 갈 때마다 사람 싱숭생숭하게 합니다.
이런 홍대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이라면 역시 홍대입구역 앞 KFC와 버거킹이겠죠.
오랜 시간 같은 자리에서 변치 않는 맛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게 맛집이 아니고 뭡니까... 가격도 저렴하고....
아무튼 홍대에서 유명한 집 중 하나가 삭이라는 분식집입니다.
튀김과 오뎅 떡볶이 등등을 팔고 있는데 은근히 장사가 잘 되는지 가게가 세를 막 확장하더군요...
홍대의 유명한 조폭떡볶이는 주차장 골목에 있지만 삭은 상수역 1번 출구 나서면 있습니다.
꽤 오래된 가게 축에 들게 되었습니다. 홍대는 임대료 폭풍 상승중이라서 가게가 하루하루 바뀌는 아수라장이죠...
분식집입니다. 튀김 오뎅 떡볶이 등등.... 낮에는 열지 않고 밤에만 열어 취객을 노립니다.
가게의 역사를 말해주는 빼곡한 메모들. 손님들이 남기고 간 것입니다. 벽 한쪽에는 필름카메라가 폼으로 걸려있네요.
가게 안은 비좁습니다. 사람이 많으면 서서 먹는 사람도 있고... 편히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기름이 지글지글...
튀김은 뭐 맛없기도 힘들죠. 온도 맞춰 잘만 튀겨내면 좋은 음식이 됩니다. 삭의 튀김들은 적당히 잘 튀겨져 나오네요.
오뎅국물은 덤입니다. 젓가락은 나무 젓가락....
오징어 고구마 김말이 등등등.... 특별히 대단히 맛나지는 않습니다. 튀김이 거기서 거기죠.
싹둑 싹둑
튀김속이 소박하네요. 이것은 고추튀김...
오징어 튀김.....
이건 깻잎이었나 고추였나 도통 기억이 잘 안나네요;;;
김말이.... 평범합니다.
오뎅도 팔고 있어서 오뎅과 곁들일 수도 있습니다.
삭이 이상하게 과대평가 되고 있다는 글도 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저 폭풍의 언덕인 홍대 앞에서 이 정도까지 오래 하는 가게는 과대평가 받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농담처럼 KFC와 버거킹이 맛집이라고 적었지만, 농담이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맛집은 오랜 시간 사람들과 같이 하는 가게죠.
한 자리에서 변함없는 메뉴로 사랑받는 집이라면 맛집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겁니다.
삭보다 더 맛있는 튀김가게도 분명히 많습니다.
하지만 상수역 앞에서 오밤중에 튀김을 먹고 싶다면 별다른 도리없이, 삭을 찾아가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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