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틸리언 네이버 블로그 "수다파"용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편집 전의 원본이므로 수다파에 실린 내용과는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일하는 엄마들, ‘워킹맘’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보통 ‘가장’이라고 불리었던 직장남성들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지면서 아이를 가진 엄마들도 직업전선에 뛰어들고 있지요.
사회적 측면에서 보면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로 인해 여성인권이 신장되고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출산으로 인한 경력의 단절을 줄일 수 있고, 일터에서 보람을 찾으며 자존감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한다는 것이 말이야 쉽지만 전쟁이나 다름없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 할 수 있는 일이죠.
그래서 틸리언 스위트폴이 물었습니다.
우리나라 ‘워킹맘’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출처: 틸리언 스위트폴
결과를 보면 자녀양육 고민이 단연 압도적입니다.
62.7%를 차지하고 있네요.
뒤를 이어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20.5%를 차지했습니다.
승진이나 급여보다도 많은 분들이 자녀양육에 대한 문제를 우선으로 두셨네요.
(아니 그런데, 저 와중에 고민이 없다는 분께서도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고민이 없고 싶어요! ㅠㅜ)
사실 이 나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말로 고단한 일입니다.
일단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부터, 부부의 고민은 시작됩니다.
출산을 결심하는 순간, 직장을 그만 둘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죠.
출산휴가라는 개념이 있긴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기업에서 ‘출산휴가=해고 내지는 퇴직’인 상황입니다.
제가 아는 분이 다니는 모 회사 같은 경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되려 직원들이 출산휴가 다녀오면 책상을 없애버린다고 합니다.
유럽 같이 남편도 같이 출산휴가를 쓴다거나 하는 일은 꿈도 못 꾸는 나라다 보니 결국 부부 중 한 명은 퇴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죠.
출산이라는 큰 고비를 넘기고, 운 좋게 혹은 어렵사리 직장으로 복귀하면 진짜 문제, ‘양육’이 이제부터 시작 됩니다.
일단 어린 자녀를 어딘가에 맡겨야 하는데요…
그나마 친정부모님이나 시부모님께 맡길 수 있는 가정은 운이 좋은 편입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데, 어린이집에 들어가기란 게 하늘의 별 따기가 더 쉬울 지경으로 어렵습니다.
어린이집 경쟁률이 서울 같은 경우 수백 대 1, 지방 소도시의 경우에도 수십대 1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쟁률은 100명 정원에 800~900명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사립 어린이집도 사정은 비슷해서, 돈 주고도 못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가면 어린이집을 예약 할 수 있는데 워낙 대기자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앞으로는 중복 예약을 금지하고 2~3곳에만 예약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새로운 육아방식을 시도하는 곳도 있습니다.
몇몇 지역 커뮤니티에서 공동육아 방식으로, 워킹맘들이 모여 독자적인 “육아 협동조합”을 시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규모로 이루어지는 공동육아 시스템은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뉴스에 가슴이 철렁한 분이라면 고려해 볼 만하겠네요.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거나 할 정도의 경제력이 된다면 다행이지만,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에는 정말로 “답이 없”습니다.
양육은 사회전체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아직 양육을 개인의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에서도 책임지지 않고, 국가에서도 나 몰라라, 온전히 가족들의 책임이 되고 맙니다.
특히 여성들이 육아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풍조이다 보니, 워킹맘들의 애로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이탈리아 의원 리치아 론쥴리와 그녀의 딸이 유럽의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습니다. (출처: 로이터)
이런 와중에 한 장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의회 이탈리아 의원 리치아 론쥴리 의원이 자신의 자녀를 데리고 의회에 출석하여 발언을 하고 투표를 하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입니다.
리치아 의원은 “워킹맘들의 힘든 생활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키 위해” 자신의 어린 자녀를 데리고 의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 딸과 함께 유럽의회의 중대사를 처리하고 있는 리치아 의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양육의 책임이 주로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를 맡길 곳도 모자라고, 맡기지 못한다면 일터에라도 아이를 데리고 가야 하는 데 그건 더욱 더 어려운 일이죠.
왜 여자만 양육의 대부분을 떠맡아야 하냐고 하면, 남자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있죠. “밖에서 힘들게 일하잖아~” 그런데 힘들게 일하는 건 여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잘 관리한 나무는 곧고 훌륭하게 자라지만 들판에서 멋대로 자라면 비뚤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죠. 제대로 된 관심을 못 받고 방치된 아이들은 그들 자신에게도 불행이지만, 넓게 봤을 때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입니다.
양육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어린이들은 사회 전체가 보살펴야 하는 소중한 존재임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육아문제에 대한 서로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국의 이 글을 보시는 워킹맘 여러분, 힘내세요!
그리고, 남자분들은 워킹맘 여러분들께 조금만 더 애정어린 관심을 기울여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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