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예비후보가 한 토론회에 나와 최저임금이 한 5,000원은 넘지 않냐고 한 모양입니다(오마이뉴스 관련기사).
대통령이라는 직업은 국가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이니, 세세한 디테일은 놓칠 수도 있습니다.
옆집 강아지가 심장사상충으로 죽었다고 대통령 탓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하지만 최저임금이라는 것은 얘기가 조금 다릅니다.
소위 "복지담론"과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으로 하방을 향하는 박근혜 캠프의 요즘 움직임을 보면, 박근혜 본인이 최저임금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정확한 액수인 4,580원을 십원단위까지 정확히 알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감"이 있어야 소위 "서민을 위한다"는 입에 발린 거짓말에 한 숟갈의 설득력이라도 뿌릴 수 있을테니깐요.
이회창 씨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대통령 자리를 다툴 때, 옥탑방이 무엇인지 몰라서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노무현 역시, 자기도 옥탑방이 뭔지 몰랐다고 그랬습니다만(한겨레 관련기사), 이회창 후보만 큰 공격을 받았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옥탑방 사건" 하면, 이회창만 기억하고 있죠.
아무래도 평생을 율사로 살아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이었으니, 옥탑방 같은 걸 아는 게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지 모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을텐데 말이죠.
정몽준 의원은 버스요금에 대한 질문에 한 70원 되냐고 되물었죠(한겨레 관련기사).
신고한 재산만 5조원을 넘어가는 그야말로 망해도 3대가 먹고 살 대부호이니, 물가에 둔감 할 수 밖에는 없을 겁니다.
10보 이상 자가용 승차, 10Km 이상 헬기 및 비행기 탑승으로 일생을 보내셨을 법한 부잣집 도련님께서 평생 버스나 한번 타봤을지 모르겠네요.
저 정몽준 의원은 지금 대통령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박근혜를 상대로 당내투쟁 중입니다.
대통령이든 고위 공직자든 선출직 공직자든 간에, 툭하면 입에 서민을 올리고, 민생을 들먹입니다만, 이런 저런 일화들을 보면 그게 뻥이란건 뭐 여러 말 하면 낭비죠.
누가 되든, 그들이 무슨 짓을 하건, 딱히 밑바닥 인생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에도, 버스비에도, 옥탑방에도 높으신 분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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