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
개인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런 포스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엠네스티에서 만든 포스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디테일이 잘 기억나지 않네요.
찾으려고 보니 못찾겠어요...
혹시 볼 수 있는 곳을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포스터입니다.
방안에 있는 모기 한마리를 생각해보라는 답도 같이 적혀있습니다.
방에서 날고 있는 모기 한 마리.
모기는 그 방에 있는 사람을 죽이거나 무력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끊없이 신경쓰이게 하고 괴롭힐 수는 있죠.
꽤 멋진 내용을 담고 있는 포스터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요즘 권력자들은 에프킬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기가 시끄럽게 하면, 아무리 많아도 그냥 에프킬라 한 번 치-익 뿌리면 모기들은 다 죽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에프킬라 아니라도, 모기향, 모기장 방법은 많습니다.
요즘의 권력자들은 아무리 모기가 엥엥왱왱거려도, 되려 그걸 자장가 삼아서 더 잘 잡니다.
양심수 박정근
박정근이라는 사진가가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북한을 조롱하다가,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어 기소된 사회당원입니다.
엠네스티에서 즉각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양심수이죠.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전세계의 수많은 언론들이 비중있게 다루면서 그의 구속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국내에서 박정근 사건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 언론은 없다는 점입니다.
비단 국가보안법뿐만 아니라, 트위터와 같은 SNS에 대한 국가의 감시와 사찰, 표현의 자유등 여러가지 문제가 얽혀있는 중차대한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 인민들의 관심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모기 한마리가 요란하게 날갯짓을 한다고 해도, 국가보안법 같은 살충제 스프레이 한 방이면 끝입니다.
방안을 시끄럽게 했다고, 모든 국가기관이 일제히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경찰관은 수색영장이라는 것을 가져와서 집안을 들쑤셔 책이든 핸드폰이든 컴퓨터든 뭐든 몽땅 빼앗아갑니다.
경찰서로 불러서 조서를 쓰게하고, 결과를 기다리라는 말을 던져놓고 몇주일을 가만히 놔둡니다.
어느날 경찰서로 다시 불러서는 또 조사를 하고, 구속을 해버립니다.
감옥에 쳐넣어놓고, 검사라는 양반은 재판을 받으라며 기소를 해버립니다.
사실, 모기는 딱히 누구를 물어서 피를 빨아마신 것도 아닙니다.
그냥 단지, 날아다녔을 뿐입니다.
인민에 대한 애정?
사회주의의 근간에는 인민에 대한 애정이 자리잡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우리 이웃들이 이렇게 고통받고, 이 시대를 같이 사는 사람들이 저렇게 고생하는 꼴이 너무 가슴아파서, 결국 그들의 고통을 나눠갖고 덜어보겠다는 사람들이, 소위 운동가, 활동가들입니다.
저는 지극히 냉소적인 사람입니다.
아무도 박정근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걸 보면서, 이 따위 인민들에게 애정을 쏟아야 하는가, 회의합니다.
그는 모두를 대표해서 저항하고 있지만, 모두가 그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가 어떻게 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코 좋은 꼴을 보진 못할 것 같아요.
권력자들은, 이제 모기를 보고 장구벌레를 없애기 위해 물웅덩이에 약을 풀고 있습니다.
모두를 위해 싸우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모두들.
우리에게 과연 우리 대신에 싸워주는 이런 "좋은 사람들"을 가질 자격이 있기는 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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