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무네(ラムネ)는 병 안에 구슬 들어가 있는 탄산음료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영어인 레모네이드가 일본식으로 뒤틀려서 만들어진 이름인데, 대명사입니다.
어떤 회사나 개인에게 상표권이 있다든가 하는 식의 고유명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일본 각지의 많은 회사에서 라무네를 만들고 있죠.
일본에는 중소기업 보호법 비슷한 것이 있는데, 이 법에 의거하여 커피, 라무네 등은 대기업에서 제조가 금지됩니다.
그래서 일본 전역의 중소 기업들이 저마다 각양각색의 라무네를 만들고 있습니다.
바나나맛, 딸기맛, 와사비맛 등등...
라무네는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는 국가적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메이지 유신 이후로 일본에 탄산수가 전파되면서 유행하기 시작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라무네는 제국주의 일본, 즉 일본인들이 말하는 "좋았던 시절(다이쇼 낭만이니 하는 것들)"을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죠.
특히 야마토급 전함은 라무네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데요...
전함의 경우 불을 끄기 위해서 이산화탄소 발생장치를 설비합니다.
그래서 전함들은 그 소화 장치에서 나오는 가스를 이용해서 탄산음료를 쉽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야마토급은 워낙에 덩치 큰 선박이라, 가스도 많이 나와서 라무네를 쉽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야마토는 태평양 전쟁 기간 내내 일본 자국 내에서는 군사기밀이어서 그 존재는 일반대중에게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야마토와 제로센을 숭배하는 풍조는 패전 후에 생긴 거죠.
야마토는 일본해군의 총기함으로, 고관대작이 자주 찾기도 했고 그 상징성과 기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실전에는 거의 나가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전쟁 중에도 한가롭게 탄산수나 만들어서 즐길 수 있었다는 얘기죠...
라무네의 상징인 유리구슬 들어간 독특한 방식의 유리병은 일본 사람들이 만든 것은 아니고, 영국산입니다.
옛날에는 유리병은 있었지만 이걸 밀봉 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 코르크 마개로 막아 놓고는 했습니다.
이러면 당연히 탄산이 다 세어나가서 맛이 없어지죠.
1872년 코르크 마개 회사원이었던 Hiram Codd는 이걸 좀 어떻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유리구슬을 병 안에 넣어서 병을 밀봉하는 방법을 고안해 냅니다.
요즘이야 PET병에 담아버리면 되지만, 당시 공업 기술로선 이게 최선이었던 것이죠.
메이지 시대에 탄산수가 일본에도 들어왔고, 이 독특한 병도 그 즈음 수입되어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됩니다.
꽤 효과적이어서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였던 것 같습니다만, 지금은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밖에 쓰지 않는 형태의 밀봉방법이죠.
이제 이런 종류의 병에 뭘 담아 파는 나라는 아마 일본 밖에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조방법도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데다, 유리라는 게 단가도 높고 보관도 까다롭기 때문에(안에 들어있는 탄산음료보다 유리구슬 + 병이 더 비쌀 것입니다) 플라스틱의 등장으로 인해 금방 도태된 기술입니다.
라무네가 대기업 규제 품목이라고는 하지만, 이걸 만들어 팔아서 돈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일본에서 음료는 주로 자판기로 유통되기 때문에 보관이나 운반이 어렵고 비싸기까지 한 라무네는 그다지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라무네는 사실 맛이 있어서 사먹는 게 아니고, 유리병과 구슬을 즐기려고 마시는 거죠.
여름에 더울 때라든지, 음료라는 게 벌컥 벌컥 들이키는 시원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라무네는 구조상 그렇게 못 마십니다.
지나치게 기울이면 유리구슬이 입구를 막아버리니까요...
가격도 유리병 때문인지 비싸고 말이죠.
호기심에 한두번쯤?
GS25에선 꽤 비싸지만 11번가에서는 그나마 저렴하게 팔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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