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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Food

퓨전 짬뽕? 안양역 "뽕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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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가지 다른 장르의 음식을 잘 섞은 퓨전 음식이라는 것이 꽤나 유행했던 적이 있지요.
지금은 살짝 한풀 꺾인 것 같지만, 한때는 모든 음식에 냄새나는 김치를 넣고는 한국적 퓨전 음식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서 짜증날 정도였습니다.
아니 막 섞는다고 퓨전은 아니죠.
잡탕이지...
퓨전이라는 이름 붙어서 나온 친구들 중에 그럴듯하게 보였던 건 더듬어보니 거의 없네요.
뭐 하여튼 요즘은 웃기지도 않는 걸 퓨전이라고 우기는 곳은 많이 적어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퓨전 짬뽕집이라는 것이 모 쿠폰사이트에 올라왔더군요.
일단 사진이나 소개로 보기에는(제가 사진을 찍어서 아는데, 절대 사진을 믿으면 안됩니다) 그럴 듯 해 보이죠?
그래서 툐끼가 속아서 홀라당 사버렸어요.

홀라당... 안양1번가에 있습니다. 안양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나온다지요.


짝이라고 하는 "퓨전짬뽕호프카페", 라고 하는데 정말 있는대로 다 섞었군요...
프렌차이즈 홈페이지도 있고, 간판이나 엑스테리어를 보니 나름 세심한 구석이 엿보입니다.
위치는 이 곳입니다.
안양역에서 멀지 않습니다.

안은 이런 분위기입니다. 음식점이라기에는 조금 카페스럽고, 카페라기에는 조금 음식점스러운, 전형적인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분위기...

손님은 많아서, 만석이었습니다. 저 빈 자리에도 곧 누가 와서 앉더군요.

밑반찬은 피클이 나옵니다.

손님이 많아서 조금 오래 기다렸습니다. 기다린 끝에 받은 그릇. 굉장히 특이하게 생겼네요. 이것은 크림소스입니다.

이것은 매운 맛 마뽕입니다. 새우로 포인트를 준 것이 아주 곱습니다. 데코레이션은 우수한 편이군요.

국물이 빨갛고 홍합이 잔뜩 들어있는 것이 일단 짬뽕이라고 우겨도 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하얀 크림소스를 끼얹은 것인데요, 면과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대동소이합니다.

역시 홍합과 새우가 포인트. 먹음직스럽네요.

사실 퓨전 짬뽕이라고는 하는데,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까운 메뉴를 가지고 있는 가게입니다. 이렇게 이탈리안 스타일의 피자가 뙇!

바삭하게 구워진 것이 꽤 맛있었습니다. 먹을만해요.

토핑도 균형있고 말이죠.


단 나쁘지는 않은 가게입니다만, 2% 부족하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짬뽕과 스파게티에 들어가는 소스를 적당히 믹스한 음식이 나오는데요, 이게 소스의 맛이 너무 가볍습니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서 허브의 은은한 맛 같은 이탈리아 요리 특유의 맛은 다 죽고 너무 달고 맵고 그렇습니다.
사진의 빨간 "마뽕"은 짬뽕맛이라기 보다는 신라면 스프 맛에 가까웠어요.
크림 소스의 백뽕은 괜찮은 편이었지만 너무 달고요.

뭐 소스 문제는 그렇다치고요, 사실 소스는 요즘 사람들 입맛에는 잘 맞을지 모르니까요?
제 입맛에만 안맞는 것일 수 있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면이 별로 맛이 없어요.
짬뽕면이라고 해서 두꺼운 면이 나오는데, 이게 맛없는 짬뽕면입니다.
나오는데 시간이 걸려서 불어서 나왔다 싶었는데, 글쎄 불었다는 걸 감안해도 면이 별로 맛이 없습니다.
그냥 파스타 면을 쓰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는 그럭저럭 맛있었습니다.
다른 짬뽕들과 마찬가지로 맛이 좀 가벼운 구석이 있지만, 뭐 가격을 생각하면 여기서 특출난 맛을 원하는 것도 좀 그렇기는 하죠.
구워진 상태는 나쁘지 않았고, 토핑도 적당하고, 둘이 간단히 먹기에 알맞은 양이었습니다.
피자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좀 들고요?

전체적으로 약간 어정쩡한, 소위 퓨전 음식이 가질 수 있는 약점을 이 가게도 가지고 있더군요.
나쁘지는 않습니다만(손님들로 꽤 붐비는 걸 보면 분명 매력있는 가게입니다), 제 입맛에는 썩 맞지 않았어요.
인테리어는 깔끔한 편이고 가격도 적당하기 때문에, 음식맛을 조금만 더 향상시킨다면 꽤 괜찮은 맛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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