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비지니스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본이기에, 틀이 잘 잡혀있는 대신 변화에 대처하는 민첩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한 때는 가정용 게임기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바일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밀려 아성을 잃은지 오래.
흥할 때는 빌딩을 세울 정도로 잘 나가던 중견제작사들마저 하나 둘 경영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합병당하거나, 혹은 전략적으로 서로 합병하거나 하는 상황입니다.
군소제작사들도 큰 제작사나 퍼블리셔의 하청 스튜디오 비스무리하게 되어가고 있고요.
이런 흐름은 전에도 있었지만 요즘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는 듯 싶습니다.
(먹고살만한 나라들 중심으로)IT비지니스 뿐 아니라 문화, 방송, 유희등 거의 전방위적 후폭풍을 몰고온 아이폰이라는 기계를 대하는 일본 제작사들의 태도만 봐도, 이 양반들이 얼마나 고루한지를 알 수 있는데요...
일본 내수 시장에서 아이폰이 그렇게 많이 팔리지는 않고 있는 덕에, 일본 게임제작사들은 아이폰 게임에 시큰둥한 편입니다.
일본 내수 쪽에서는 아직까지는 자국의 휴대용 게임기가 더 강세고, 게타이라고 부르는 휴대전화(한국의 피처폰 같은)를 스마트폰이 아직 완전히 밀어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도 이유의 하나겠죠. 1
닌텐도 같은 메이커가 휴대용기기를 계속 내며 나름 선전하고 있고, 소니도 비타 같은 물건으로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이 같은 "게임만을 위한 휴대용 기기"는 그 효용을 다할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본 제작사들은 여전히 아이폰게임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일본 제작사들은 브랜드를 여전히 전통적인 플랫폼에서만 전개하고 있지요.
미국 엡스토어를 뒤져보면 스퀘어에닉스, 케이브 게임이 몇몇 보일 뿐, 일본 제작사의 게임은 꽤 드뭅니다. 2
일본 엡스토어에는 조금 더 다양하게 나와있지만, 그것도 다른 플랫폼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그래서 오타쿠는 웁니다.
물론, 저는 오타쿠가 아닙니다만은, 다양한 게임을 체험하고 싶은 야망이 좌절을 맛보곤 해서 안타깝기 그지없었죠.
특히 건담 오타쿠들은 아이폰으로 건담 관련한 컨텐츠가 죄다 똥 밖에 없습니다.
반다이에서 내놓은 건담 관련 아이폰엡은 샤아전용 트위터 클라이언트나 웹브라우저 게임을 포팅한 저질 게임 & 용도불명의 액세서리 몇개, G제네레이션 터치(질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정도인데, 유료 혹은 일본 전화번호 인증이 필요해서 제대로 즐길 수가 없습니다.
일본 엡스토어에서 통하는 신용카드나 기프트카드가 있어야하는데, 이게 또 구하려면야 구할 수 있지만 썩 간편하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죠.
그리고 G제네레이션 터치(일본 엡스토어 링크)는 엡 가격은 11.99$(1,000엔)인데, 유니트나 파일럿을 또 돈주고 사야합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치고, 리뷰를 보면 평가가 썩 좋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iOS5는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반다이 남코에 문의하면, iOS5에의 대응은 아직 미정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는 메일이 온다는군요.
=ㅅ=;;;
This is the Bandai Quality...
사실 iOS5.01에서 돌아는 갑니다만,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응하지 않는 저해상도 그래픽과 빈약한 애니메이션 등등은 이래저래 반다이 퀄리티...
그래픽이 구린 덕에 iPhone4S에서는 로딩이 거의없이 쾌적합니다만 솔직히 다른 플랫폼으로 나온 지제네 시리즈와 비교하면 부족한 면이 너무나 많습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 저해상도 그래픽. 도트가 막 튑니다...
전투화면은 더 심각해서, 배경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뭐... 저 나무들을 보세요! 21세기에 이런 게임이나 해야겠습니까!
...하앜하앜
그리고 캐릭터 구입만 안하면 다른 플랫폼 게임들보다 가격이 싼건 사실이니까요 =ㅅ=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폰에서 번거로운 절차 없이 즐길 수 있는 건담게임은 딱 한가지 정도가 남는데요, 바로 Gundam Area Wars입니다.
일본 계정이 있어야 받을 수 있으며, 링크는 여기를 누르시면 됩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소셜게임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행동을 하려면 에너지를 소비하고, 시간이 지나면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고 레벨이 오르고 뭔가를 수집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뭐 이런 것들 말이죠.
데이터를 읽어오면서 항상 서버에 접속하기 때문에 진행이 느리다는 점, 유저 인터페이스가 약간 구리다는 점등을 빼면 게임자체에 큰 결함은 없습니다.
간단히 즐기기에 적당하고 여러가지 잔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있어서 가지고놀기에는 나쁘지 않네요.
물론 게임을 즐기려면 일본어 능력이 필수적입니다만, 그렇게 대단한 일본어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타이틀 화면입니다. iOS 게임센터에 대응은 하는데, 도전과제도 없고 그냥 이름만 올라가 있습니다.
게임의 첫화면입니다. 뭐 복잡해 보이는데, 소셜게임을 좀 건드려보신 분들이라면 금방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소셜게임이라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메시지,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친구가 되거나 메시지나 선물을 주고받으면 프랜드 포인트가 쌓이는데, 이것으로 MS의 AP를 회복시키거나 아이템을 구입 할 수 있습니다. 모으기 꽤 어렵습니다. =ㅅ=
기본적으로 미션이나 퀘스트를 수행해서 MS를 하나 둘 모아가고, 이 MS들을 강화해나가는 방식. 강화에 쓰이는 자금과 강화아이템은 미션이나 퀘스트로 입수.
강화는 기존 MS에 강화아이템을 집어넣는 방식이지만, 개조는 MS 자체의 스펙이 변합니다. 예를 들자면 겔구구에서 고기동형 겔구구로 바뀐다든지 하는 식. 개조에는 강화와는 격이 다른 막대한 비용과 시간, 아이템 등이 소모되므로 쉽게 하기 힘듭니다.
MS마다 강화슬롯의 개수가 다른데, 약한 MS는 강화슬롯이 많고, 강한 MS는 강화슬롯이 적습니다. 물론 강하면서도 강화슬롯이 많은 MS도 있기야 있지만 MS를 얻는 방법이 뽑기라서...
개조는 8시간 정도, 강화는 5분에서 수시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소셜게임 하면서 작물수확해 보신 분들은 익숙하실 방식.
미션은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진행방식은 모두 동일해서, 적 MS를 파괴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 물론 전투에 플레이어가 관여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으므로 관전만 하게 됩니다. 미션레벨이 올라갈수록 난이도가 상승합니다.
미션에서 한번 만나봤거나, 자기가 소유한 적이 있는 MS는 콜렉션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사실 이 게임은 콜렉션 하는 재미로 하는 겁니다.
귀엽기 그지없는 앗가이. =ㅅ= MS는 뽑기로 얻을 수 있는데, 별은 하나에서부터 다섯개까지 있습니다. 아직 별 다섯개 짜리 MS는 못얻어봤습니다. 지온군으로 플레이하는데 연방쪽 MS들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더군요;;
3D로 묘사된 MS들의 모델링 수준은 괜찮은 수준입니다.
다만 에니메이션 패턴이 대단히 글러먹을 수준이고(정말 "로봇"처럼 움직입니다 =ㅅ=), 특수효과도 볼품이 없습니다.
이 기능이 딱히 대단한건 아니지만, 3D 모델을 넣어넣고 그냥 썩히는 건 아까웠는지 이런 재미있는 방법으로 써먹고 있군요.
AR은 전면 카메라로 보이는 영상에 거대한 MS를 호출하는 기능입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마커를 이용하면 AR로는 불가능한 각도도 연출 할 수 있지요.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감이 오실겁니다.
이 게임의 소소한 재미는 바로 AR인데요, 이렇게 3D 모델을 소환 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어줍지않은 포즈도 취하는데, 건담빠라면 즐거워 할 수 있을 기능. 놀랍게도 트위터로 현재 스크린샷을 보내는 기능도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마커를 다운 받을 수 있는데요, 모니터에 켜놓고 마커를 호출하면 이런식으로 MS의 3D모델이 마커위로 호출됩니다.
흉포한 표정을 짓는 앗가이.
마커를 슬슬 돌려주면 이렇게 뒷모습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쓸데없이 꽤 디테일하게 묘사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면 사격포즈, 근접전 포즈를 취하는데, 애니메이션은 보잘 것 없습니다.
비밀 하나. 사실 이렇게 네모를 대충 그려도 AR마커로 인식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그림을 다운로드 받아 프린트해서 써도 되지만, 그냥 손으로 그리는게 빨라요.
미션 화면은 기렌의 야망 스타일입니다. 이동과 전투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3분마다 1의 에너지가 회복됩니다. 레벨이 오르면 에너지도 1씩 올라가구요.
즈곳크 승리포~즈! 전투 방식도 기렌의 야망과 판박이. 다만 여기서는 파일럿이 없고, MS들만 나오기 때문에 양상이 약간 다르게 전개됩니다.
기렌의 야망처럼 사격전을 진행한 다음, 근접전이 이뤄지는데, 근접전에 일단 들어가면 100% 히트합니다. 반면 사격은 회피 가능. 근접전에서 100% 히트한다는 걸 고려해서 MS의 강화를 진행해야 유리합니다.
운동성을 높이면 사격 선공을 하거나 사격회피를 하게되는데, 사격 명중률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운동성의 효용이 좀 떨어지는 듯. 사격회수는 한번으로 정해져 있고 개조를 해서 2번으로 늘릴 수 있지만, 근접전 쪽으로 강화를 하는 게 더 낫습니다.
그리고 이벤트가 열리는 기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은 이벤트 미션이 개방되고, 이 이벤트 미션을 클리어해서 점수를 많이 따면 딸수록 이벤트 종료시에 좋은 상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유료아이템도 판매하고 있는데, 굳이 지르지 않아도 진행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아주 다행이도 MS를 유료로 묶어놓지는 않아서, 뽑기 노가다를 해서 좋은 MS를 뽑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 별다섯개 짜리 MS는 얻질 못했어요.
MS 뽑기를 하려면 배틀포인트를 모아야합니다. 아레나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MS와 1:1 대결을 해서 이기면 10점의 포인트를 딸 수 있습니다. 100점이 쌓이면 뽑기를 한번 할 수 있는 티켓이 생기죠. 티켓으로 MS를 뽑을 수 있는데 좋은 MS는 잘 안나옵니다...
저는 지온군으로 플레이하는데, 지온군이라고 해서 연방 MS를 얻지 못하는 건 또 아닙니다. 보다시피 짐을 얻었습니다만... 자쿠 캐논과 같이 곧 해체. 약한 MS는 그냥 바로 해체하고 있습니다. MS가 많은 편이 유리하지만 강화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거든요.
미션을 진행하면서 진군 보너스 등을 얻을 수 있는데, 초반에는 개구린 것들만 나오지만 중후반 들어서면 꽤 좋은 강화아이템이 나오기도 합니다.
GPS미션은 말 그대로 GPS로 잡은 나의 위치를 기반으로 적이 실제지도에 랜덤하게 배치되고, 플레이어가 직접 아이폰을 들고 그 적의 위치로 가서 전투를 진행해야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포스퀘어 같은 걸 생각하시면 편하겠습니다.
문제는 적의 위치가 랜덤하게 찍히기 때문에, 도로가 잘 발달한 도심지에서야 별 문제가 없는데, 논 밭 강 호수 이런데서 걸리면 그냥 조용히 미션 포기하는 게 낫습니다.
악천후 미션은 일본 기상청 서버에서 플레이어 현재 위치의 기상정보를 받아다가, 비나 눈이 올경우에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비가 와야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긴데, 눈이 적은 겨울철에는 사실상 불가능...
야간 미션은 그나마 쉬운데, 오후 6시에서 12시 까지 수행 할 수 있는 미션입니다.
이런 미션들은 아이디어는 좋은데 수행하기가 껄끄러워서, 솔직히 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특히 GPS 미션은 엄한데 적이 떨어져 있으면 동네 산책하는 것도 아니고 가기가 좀 뭐시기해져서 게임을 하라는 건지 응가개 훈련을 하라는 건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이렇게 특이한 미션들은 클리어하지 않아도 미션 레벨을 올리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션 레벨 100% 클리어 보너스는 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딘가 찜찜하게 만들죠.
실제 지도위로 저렇게 적의 위치가 뜹니다. 저기까지 걸어가든 차를 몰고가든 해서 가까이 가면 전투를 진행 할 수 있고, 이기면 클리어. 문제는 배치가 랜덤이라는 점... 휴일에 자전거 타고 운동삼아 하면 좋을 것 같긴 합니다만...
거리는 대충 2km 안쪽으로 잡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렇지 2Km면 걷기에는 꽤 먼 거리란 말입니다. =ㅅ=;;
아이디어나 디테일이 괜찮은 게임입니다.
진행이 좀 느리다는 것 빼고는 수집의 요소도 재미있고 말이죠.
좀 엄한 미션들이 껴있어서 그렇지 기획도 나름 고민한 요소가 보입니다.
뭐 건덕후라면 일본 계정 쯤은 껌으로 만들고 일본어 정도야 조금쯤 할 줄 알테니까, 심심하면 받아서 해보세요.
다만 AR기능은 아이폰4 이후 기종만 지원된다고 합니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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