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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Game

Cyberpunk 2077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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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길어 슬픈 짐승이여...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패한 게임입니다.
등장 인물들의 모든 대사에 풀 보이스 지원, 다양한 엔딩 분기, 압도적인 아트웍 및 게임 내 lore 등을 보면 작업량이 어마어마 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천명 단위 인원이 작업 했어도 몇 년은 걸렸을 겁니다.
일정 관리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하지만 너무 무리한 기획안이 모든 걸 망친 것 같습니다.
게임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끝에도 완성되지 못했다는 건 결국 기획 단계에서부터 capa. 를 고려하지 않고 망상만 거듭 했다는 이야깁니다.

해보면 참 안타까운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오픈 월드 구현은 어찌저찌 성공은 했지만, GTA5 등과 비교하면 가소로운 수준입니다.
UX는 어떻게 구현을 하긴 했는데, in-game 맵 확대 축소 같은 기본적인 QoL 관련 부분은 일정 문제 내지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죄다 drop 한 걸로 보입니다.
인벤토리 화면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입력을 씹어먹기도 합니다.
툴팁이 나오다 안 나오다 하기도 하고...
마우스의 dpi가 낮은 경우 지도 화면등 메뉴에서 커서가 느려지는데, dpi 높은 마우스를 연결하면 빨라집니다.
메뉴 화면 마우스 감도를 조절 할 수 있는 옵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아마도 보정을 못해서 그대로 둔 것 같네요.
퀘스트 아이템 분류나 관리도 엉망이고, 멋대로 사라지거나 나타나는 아이템도 있으며, 땅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은 눈에 보이지 않는 텍스처에 막혀서 획득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고...

기술적 부분 뿐 아니라 RPG 게임으로서도 망했습니다.
아무런 의미 없는 레벨업/포인트 시스템, 커스텀 할 수 있는 요소가 전혀 없는 의상 등 만들다가 만 곳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쭉 보면 뭐랄까 게임을 출시일에 낸 것 자체가 기적이었을 겁니다.
기술적 허점이 너무 많고 일부는 수정 자체가 어려워 보입니다.
출시 1년이 넘어서도 안 고쳐지는 버그는, 못 고치는 버그라는 이야기죠.
이걸 고쳐서 뭐 다른 게임을 만든다거나 하진 못할 것 같고, 그냥 엔진 하나 사다가 새로 빌드 하는 게 훨씬 빠르고 쌀 겁니다.

그나마 1.3 업데이트에서는 게임 진행에 영향을 주는 치명적인 버그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뭐 위 사진처럼 목이 늘어나는거야 다른 게임에서도 가끔 있는 일이라서 뭐 그러려니(?) 할 수 있는 수준이고...
아마 이걸 아무 말도 안 하고 만들도록 냅뒀으면 게임이 정말로 2077년에 나왔을겁니다.

많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장점도 꽤 있습니다.
게임으로는 좀 부족하지만, 흥미로운 세계관과 그에 따른 아트 디자인은 어떻게든 우겨넣어놔서 이걸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메인 스토리는 좀 식상하기는 하지만(블레이드 러너 이후로 우리는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들의 재탕에 재탕을 들이키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습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맡은 조니 실버핸드라는 캐릭터와 주인공이 티격대격하는 대화들도 나름 재미가 있고...
스팀이나 GOG에서 할인 할 때 구매하는 걸 추천 합니다.


See you cyber cow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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