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배를 타고 출발, 시모노세키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타고 슬슬슬.... 1차 목적지는 이와쿠니. 이와쿠니를 거쳐서 히로시마, 이어서 나고야로 이동하는 계획이었습니다. 애초 계획은 자전거 만으로 이동이었지만, 히로시마 즈음가서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기차(JR)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 정도 가까운 일정 중에 아주 다행하게도, 큰 비를 만난 것은 이 때 뿐이었습니다.
자전거 타기에 한국보다는 일본이 훨씬 낫습니다. 일본 국도 옆에는 자동차도로와 별도로 125cc 미만 이륜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따로 나 있습니다. 물론 민자도로는 이런 게 없고 통행료를 받는 경우가 있지만, 일단 지도에서 국도만 잘 쫓아가면 길은 좀 돌아가도 편안하게 갈 수 있습니다. 일본 운전자들은 운전도 조심조심해서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기도 하고요. 자전거를 슬슬 타고 가다보면, 일본 트럭 운전사들의 자로 잰 듯한 운전실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그 좁은 국도에서 1자 반듯하게 한치의 빈틈도 없이 운전하는데, 심지어는 심야에도 그렇더군요.
이 당시에 이와쿠니 유스호스텔에 묵었는데, 지금은 장기 휴업중입니다. 아주 옛날 느낌이 나는 홈페이지[링크]는 아직 살아있네요. 홈페이지에는 휴업을 알리는 고지문이 쓸쓸히 걸려 있습니다.... 이제 홈페이지도 안 열리네요.... 슬퍼라.....
무계획 자유여행이라는 건 장점이, 그냥 길가다가 만나는 곳 둘러보는 재미죠. 이와쿠니에서 히로시마로 출발, 대충 두리번 두리번 하면서 갔습니다. 이와쿠니에서 히로시마 까지는 그리 멀지 않습니다. 히로시마에서는 사카라는 히로시마 변두리의 마을에 있는 숙소에서 묵었습니다. 해발고도가 상당히 높아서 히로시마 시내가 굽어보이는 곳이었죠... 숙소 아저씨는 전에는 풍속(성인용품 팔거나 아가씨들이 성매매 내지는 유사 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의 총칭)을 하다가 숙박업을 하게되었다고... 산 속 한 가운데에 있어서 혼자서 관리하려면 좀 심심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나중에 다시 알아보니 2012년에 폐점한 모양으로, 현재는 듣도보도 못한 이상한 교단의 종교시설이라고 합니다...
히로시마에 도착하니 다음 날 낮부터 비가 오더군요. 자전거로 이동해야 해서 비가 오면 발이 묶이는데.... 숙소 주인 아저씨가 짐은 여기다 놓고 JR로 이동하는 건 어떻겠냐고 해서, 양해를 구하고 자전거를 사카의 숙소에 보관한 다음 다음 목적지인 나고야로 출발했습니다.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뜻하지 않은 호의를 만나게 되기도 합니다. 숙소 주인장 분은 지금은 무슨 어떻게 지내고 계실지 궁금해지네요...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다은 편에서는 나고야 이야기와 다케시마[링크] 간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