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렌즈들 자투리 사용기 01

지금껏 사용해 보았던 니콘 렌즈들이 꽤 있었는데, 기록을 게을리 하다 보니 제대로 사용기를 적지 못한 것들이 있네요.

단독으로 적기에는 자료가 좀 모자라서, 몇몇을 모아 간략한 사용기를 적어봅니다.

[AF-S VR Nikkor 70-200mm 1:2.8 ED G]

니콘의 대표적인 망원렌즈였습니다. 다만 요즘도 그렇기는 하지만, 어딜가나 캐논의 백통(70-200mm IS L)이 더 많이 보였었죠...

니콘의 간판 망원렌즈(과거형)로 손떨림 보정 기능(Vibration Reduction)이 있습니다.

지금은 70-200mm VR II 렌즈로 리뉴얼 됐고, 위 사진의 모델은 구형이 되었습니다.

니콘의 구형 70-200mm VR I 렌즈는 좋은 이야기를 하기는 어려운데, 캐논보다 MTF 차트 상 성능이 떨어집니다.

캐논의 70-200mm IS L 렌즈를 꽤 오랫동안 사용했는데요, 결과물의 품질은 캐논 쪽이 살짝 더 낫습니다.

비교해보면 니콘 70-200mm VR의 사진이 미묘하게 뭉개진 듯한 느낌을 주곤 했죠.

실사용 하면서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닙니다만, 어딘가 기분이 나쁘다고나 할까요!

충분히 좋은 렌즈지만 언제나 그랬듯 니콘 렌즈는 경쟁사인 캐논에 비해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참고로 과거 70-200mm 줌렌즈들 중 가장 성능이 좋았던 것은 미놀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성능도 (상대적으로) 빻은 주제에 렌즈가 이상하게 깁니다.

가방에 넣으면 툭 튀어나와서 휴대가 몹시도 불편했죠.

크기가 크고 시커먼 색이라서(회색 버전도 있습니다. 소위 '회통'이라고 하죠) "뽀대"는 상당했었습니다만...

요즘은 VR II 렌즈가 새로 나오면서 구형은 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리 싸다고 하지만 100만원이 넘는 가격인데다가, 비슷한 가격이면 더 화질이 좋은 탐론이나 시그마의 70-200mm 새 것을 살 수 있으므로 현시점에서 이 렌즈를 권하기는 좀 애매하네요.

비추입니다.

[MF Nikkor 105mm MACRO F/2.8] 사진 오른쪽의 툭 튀어나온 은색 다이얼은 초점 Lock입니다.

니콘의 전설적인 접사 렌즈입니다. 보시다시피 수동렌즈입니다.

캐논은 100mm, 니콘은 105mm, 탐론은 90mm 마크로로 유명합니다.

니콘 MF 105mm 마크로 렌즈는, D810에 사용해도 해상력에서 요즘 렌즈들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성능입니다.

수동 렌즈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마크로는 어차피 수동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경우가 많죠.

가볍고 크기가 작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AF 105mm나, AF-S 105mm VR과 비교해보면 엄청 작고 가볍습니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고 구하기도 쉽기 때문에, 저렴하게 접사의 세계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요즘 싸게 나오는 중국산 링 플래시와 조합하면 곤충이나 식물 접사에 아주 그만이죠.

추천 할 만합니다.

[AF-S Nikkor 28-70mm 1:2.8 D ED]

성능은 그저 그런 주제에 덩치와 무게는 크고 무거운 렌즈입니다.

그리고 고질적인 내구성 문제가 있어서 쓰다보면 경통이 갈라진다거나 합니다.

요즘은 더 싸게 더 좋은 렌즈를 구할 수 있으므로, 추천 할 수 없는 렌즈입니다.

표준 줌을 고른다면 저렴하게 시그마 24-60mm[링크] 같은 게 더 낫습니다.

[MF Nikkor 24mm F/2]

팔아버린 걸 후회 하게 되는 렌즈들이 종종 있죠.

니콘 MF 24mm F/2 렌즈가 그런 렌즈였습니다.

24mm라는 적당한 광각에, 최단 초점거리가 30Cm로 매우 짧아서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조리개 값이 2로 매우 빠르고, 가볍고 작다는 것도 대단한 장점이죠.

요즘은 나온지도 오래됐고(1977년!) 해서 구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요즘에는 삼양에서도 24mm 수동렌즈가 나오고 있고, 니콘에서도 AF-S 타입으로 24mm 렌즈가 나오고 있어서 차라리 그 쪽이 더 낫습니다.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가격이 이상하게 비싸거든요.

차라리 삼양광학의 수동 24mm를 권해드립니다.

[AF Nikkor 35mm 1:2 D]

라이카 M 시리즈 같은 RF 카메라에서는 왠지 모르게 35mm가 꽤 인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SLR 타입 카메라 쪽에서는 RF 만큼의 호응이 없는 화각이 35mm입니다.

F/2의 빠른 조리개와 25Cm의 최단 초점 거리.

작고 가벼워 기동성도 좋고, 화질도 꽤 좋았습니다.

하지만 왠지 35mm는 정이 안 가서 오래 사용하진 않았네요.

아무래도 어지간한 표준줌, 광각줌 렌즈들이 대부분 35mm 화각 까지는 커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군요.

예를 들어 17-35mm, 24-70mm 두 렌즈를 보유한다면 24-35mm 화각이 겹치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시그마에서 24-35mm F/2 라는 독특한 렌즈를 팔고 있기도 하군요.

성능은 좋은 렌즈였지만 정은 안 갔던 렌즈입니다.

[MF Nikon SERIES E 50mm 1:1.8]

니콘이 염가형으로 기획했던 SERIES E 중 50mm F/1.8입니다.

Nikkor 렌즈들은 고급, 고성능을 추구했는데 덕분에 좀 비쌌습니다.

그래서 잘 안 팔리다보니 염가형이랍시고 기획 한 것이 바로 시리즈 E죠.

코팅이 생략(싱글 코팅. 요즘은 싸구려 필터도 멀티 코팅이죠)되고, 렌즈알이 몇 장 빠지고, 가볍고 작게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니꼬르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서 애매-한 포지션이 되다보니 큰 인기는 못 누렸던 걸로 압니다.

렌즈에 Nikkor가 아니고, Nikon SERIES E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제조사로부터도 차별대우(...)를 받았죠.

성능이 떨어지다보니 역광으로 찍으면 빛이 번진다든가, 색이 누렇게 뜬다든가 하는 식으로 멜랑꼴리한 사진을 뱉기도 하는데, 요즘은 오히려 이게 장점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사진의 렌즈는 개량형인데, 약간 두껍습니다.

초기 버전은 은색 링이 없어서 더 얇고 작습니다.

Nikon FG [링크], EM 등과 함께 발매되었는데, 당시에 별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요즘에 와서는 구하기가 은근히 힘듭니다.

싸구려 취급을 받아서 샵에서 매입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카메라 가게에 가면 MF 50mm F/1.2 렌즈 같은 건 있어도 시리즈 E는 없고 그렇죠.

성능이 좋진 않아서 취미용이나 컬렉션 아이템 이상의 가치는 없습니다.

다만 니콘 FG 같은 카메라에 붙이면 엄청 작고 귀엽기 때문에, 성능과 관계없이 귀여운 조합을 원한다면야 아주 권할만 합니다.

자투리 사용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