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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Cityscape

가난한 사랑노래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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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2015 Seoul

 

즘 젊은이들을 두고, 삼포니 사포세대니 하는 말들이 돕니다.

기성세대들이 사다리를 걷어차고, 일자리는 비정규직에 박봉에 월급은 오르지 않고,

심지어는 대기업도 30대, 심지어 20대 신입사원을 "희망퇴직"이니 뭐니 쫓아내고...

이러니 결혼과 출산은 커녕 연애 조차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하죠.

신경림이 아래 시를 발표 했던 것이...

1988년이군요.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winter, Seoul,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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