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해외 포스터
#HELL朝鮮 포스터... 아 혈압.......
국내 개봉명 : 컨택트 [다음 영화 링크]
원제목 : Arrival [루튼 토메이토즈 링크]
벡델 테스트(bechdel test) : 통과
1.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두 명 이상 : YES
2. 그 둘이 얘기를 하는가 : YES
3. 그 이야기 내용이 남자에 관한 것이 아닐 것 : YES
...일단 백델 테스트는 통과 하지만 딱히 여성주의적 영화는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조금 더 해보죠.
1. 제목에 대하여
연예인 더빙 만큼이나 짜증나는 것이, 영화 배급-수입사들이 해외 영화 수입하면서 제목을 멋대로 바꾸는 겁니다.
원래 제목인 어라이벌(Arrival)은 어디로 날아가버리고, 컨택트라니...
조디 포스터 주연의 그 1997년 영화 [루튼 토메이토즈 링크] 제목을 그대로 가져왔군요.
영화 내용이 대단히 흡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인지도 있는 영화 제목을 가져온 것이겠죠.
얄팍한 계산으로 원작 제목을 멋대로 바꾸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못되먹은 버릇... 언제쯤이면 없어질른지.
하... 제목도 지 멋대로지만 국내 포스터는 정말 ...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미개합니다......
2. 거슬리는 점 첫번째
a Token Black. 토큰 블랙.
보통 백인 일색인 할리우드 영화에서 인종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적당한 배역 하나를 흑인으로 채우는 걸 일컫는 말입니다.
웨버 대령(포레스트 휘태커 분)은 전형적인 토큰 블랙으로, 영화에서 아무런 역할 없이 등장만 잦습니다.
안일하기 짝이 없네요.
에 또 아시안은... 나오긴 하네요.
거의 악당에 가까운 중국인 장군(쉥 장군, Tzi Ma 분)이 하나 나오기는 하는데 유창한 영어를 합니다!
장군역의 배우는 아시안 악역으로 이곳 저곳에 많이 등장했고요 결정적으로 네 미국인 맞습니다.
리셉션 장면에서 장군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옆에서 통역이 붙는 걸로 처리 했어야 자연스러웠을 겁니다.
1세계 백인들이란...
뭐랄까 이런 군인이라든가 떡대 있는 조연으로 자주 등장하는 포레스트 휘태커. 이번에도 너무나 전형적인 토큰 블랙으로 등장합니다. 하는 일 없음. 없음. 없음. 없음. 없음.
3. 거슬리는 점 두번째
Gravity(그래비티) [루튼 토메이토즈 링크] 에서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럭)은 영화 내내 헉헉헉헉헉헠헠헠헠헠 거친 숨을 몰아쉽니다.
그리고 그의 동료(여유 넘치는 수컷)는 산드라 블럭에게 "괜찮냐"는 염려 섞인 안부를 끊임없이 퍼붓습니다.
사실 그 수컷 캐릭터는 주인공을 존중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기사도"를 발휘 할 뿐이죠.
물론 당연히도... 우주공간 플러팅도 시도합니다!
어라이벌도 1세계 백인 주연 할리우드 영화 *공식*에 아주 충실합니다.
이안 도넬리 박사(제레미 레너 분)는 플러팅을 하고, 여유 넘치는 태도로 기사도를 뽐냅니다.
주인공 루이스 뱅크스 박사(에이미 아덤스 분)에게는 영화 시작부터 영화 끝날 때까지 주변에서 "괜찮냐"는 물음이 쏟아집니다.
극한 상황을 맞아 당황하며 헐떡이는 여성이, 여유만만하고 용감한 수컷의 조력을 받아, 결국은 큰 일을 해결한다...
빻았네요.
이런 구도는 지겹기도 하고 그만 보고 싶군요.
하기사 감독 드뇌 빌뇌브의 전작인 시카리오는 벡델 테스트 조차 통과하지 못하죠.
시카리오의 주제는 결국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 분)의 복수입니다.
주인공 케이트 메이시(에밀리 블런트 분)는 거기에 법률적 면죄부를 하사하기 위해 들러리를 선 것 뿐이고, 카메라가 케이트를 쫓는 건 사실 시점의 치환에서 오는 의외성을 얻는 것 외에는 큰 의미없는 짓입니다.
그리고…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를 하고 있는 분이라면 대학원과 포닥 등 그 피로 점철된 길을 벼라별 괴생물체(?)와 맞서 싸워 온 사람일 겁니다.
외계인 따위 무서울리가…
무균실에서 손을 떨고, 대기실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신경쇠약 같은 연출을 보여주는데, 오히려 학자라면 그 자리에서 흥분을 느꼈을겁니다.
아니 방호복도 벗어버릴 정도의 담력을 가진 여성을 시종 헐떡 거리는 신경쇠약 꼴로 묘사하면 뭐 기분이 좋습니까? 왜 여성을 약하게 묘사하지 못해 이렇게들 안달인지?
4. 벡델 테스트는 통과 하지만
벡델 테스트는 글 첫머리에 적었듯 통과는 합니다.
다만 한나와 루이스가 대화를 하기 때문에 통과는 합니다만, 루이스 박사의 자녀가 굳이 딸일 필요나 당위가 없습니다.
아들이어도 이야기 전개에는 전-혀 지장이 없죠.
사실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이라고 해도 얘기는 됩니다.
개가 죽어서 러시안 마피아를 박살내는 영화도 있는데요 뭘.
벡델 테스트도 원래 여성주의적 영화를 거르기 위한 테스트는 아니었죠.
그걸 통과한다고 해서 여성주의적 영화라고 할 수 있는 건 물론 아닙니다.
어라이벌은 여성 과학자를 묘사하는 방식이 아주 후졌습니다.
벡델 테스트는 통화하지만, 여성주의적 영화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
"딸"인 한나과 대화하기 때문에 일단 벡델 테스트는 통과입니다... 원작 소설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도 딸이 등장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자녀가 여성이어야 할 당위나 맥락은 없습니다.
5. 친절합니다
영화는 쉽습니다.
혹시라도 이해 못하는 관객이 있을까봐, 영화 말미에 5분을 할애해서 영화 도입부의 의미를 다시 다시 다시 또 또 또 설명해 줍니다.
이 영화를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지능 계발 매우 권장합니다.
6. 중국
한 20여년 전만 해도 러시아... 아니 소련이라든지 뭐 암튼 그랬단 말이죠.
그런데 이제 중국입니다.
마션에서도 중국인 캐릭터가 "이건 정치가 아니라 과학입네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더니, 어라이벌에도 비슷한 장면이 들어가는군요.
늘 이야기하지만, 중국인들은 "과학 보다 정치"라고 할 족속들입니다.
더군다나 인민 해방군 총사령관을 전화 한 통에 마음을 돌리는 위인으로 묘사하다니...
So naive...
7. 헬죠센
Shell(쉘)의 출현으로 대학의 교직원과 학생이 대피합니다.
헬죠센이었다면 아마 그냥 아무일도 아니라는 듯 다들 출근을 하고 그러겠죠.
8. 아이고 의미없다
루이스 박사는 자신을 리쿠르팅하러 온 웨버 대령에게 한가지 아리송한 질문을 남깁니다.
산스크리트어(범어)로 전쟁이라는 단어에 대해, 버클리 대학의 교수에게 물어보라는 것.
아마도 대사는 이랬던 것 같습니다(기억에 의존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sk him the Sanskrit word for war, and what its translation is."
그리고 대령은 얼마지나지 않아, 새벽에 헬기를 타고 루이스 박사의 집에 들이닥쳐 그 단어는 "gavishti"였다고 대답합니다.
버클리大 교수는 "의견 충돌"이라고 했다고 대령이 답하자, 루이스 박사는 "더 많은 소"라는 자기 학설을 말합니다.
이 장면의 의미를 도통 알 수가 없네요.
루이스 박사가 자신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어필하려고 한 건지... 그렇다고 하기에는 대령은 언어에는 문외한이란 말이죠.
그런데 사실 gavishiti 라는 범어 낱말은 battle에 더 가깝고, 전쟁은 yuddha라는 단어가 맞습니다.
테이크의 의도도 모호하고 심지어 디테일도 틀렸어... 아이고 의미없다...
9. 쉘
외계의 우주선인 쉘에 진입하는 장면은 괜찮았습니다.
감독은 전작인 시카리오에서 카메라 트릭이나 과장 없이 덤덤하게 사물/인물을 훑는 미장센을 보여준 바가 있죠.
화면빨이나 분위기가 시카리오와 상당히 흡사하고 긴장감을 끌어내는 방법도 비슷하군요.
10. 유교 패치
역시나 자막은 문제가 많습니다.
루이스 박사는 주변의 모든 수컷에게 존대를 하며, 수컷들은 하오체를 씁니다.
반말까지는 아니지만 하대입니다.
각자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와 실력을 인정받아 모인 사람들이 여자만 존대를 하는 이 빻은 유교 패치...
아 쫌....
그리고 트위터 djuna01 계정의 아래 지적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네요.
아, 그리고 자막에서 신경 쓰인 것. 호주 원주민들을 몰살한 백인들은 '더 진화한 종족'이 아니에요. 'A more advanced race'를 그런 식으로 번역하면 그건 그냥 오역인 겁니다.
— djuna (@djuna01) February 2, 2017
총평
다섯개 만점에 별 세 개 드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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