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끔찍히 혐오하는 "조영남"의 회화 작품들이 다른 무명작가가 그린 것이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조영남은 이에 대해 관행이라는 말을 했는데, 관행이라고 하면...
일단 관행이라고 하면 맞습니다, 맞고요.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백남준의 작품들을 생각해 봅시다.
이 작품들의 TV수상기를 백남준이 직접 구해다가, 직접 배선하고, 직접 용접하고 이랬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국립 현대 미술 박물관에서 전시중인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 여담이지만, 여기에 사용된 모니터가 단종된 모델들이 있다보니, 사진 중간의 꺼져버린 까만 모니터들을 복원하려면 원형을 어쩔 수 없이 훼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정성 아트마스터 대표는 백남준과 함께 20년 가량을 작업한 기술자입니다.
백남준의 작품을 "실제로" 만든 것은 이정성 아트마스터 대표와 작업자들입니다.
그러나, 당연히 이정성의 작품이라고 하지 않고 백남준의 작품이라고들 합니다.
아직도 일반인들은 "예술 = 가내수공업"이라고 생각해서, "직접" 만들어야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꽤 심합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그런 고전적인 의미의 예술은 입지가 많이 좁아졌습니다.
큰 규모의 설치미술이나, 물성이 까다로워 다루기 힘든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이 들어가는 작업은 엔지니어링의 도움이 없이는 이룰 수 없으므로, 개념을 착안한 예술가가 따로 있고 작업물을 완성하는 기술자가 따로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공산품이기는 하지만 아이폰 뒤에도 "Designed by Apple in Califonia. Assembled in China."라 적혀있죠.
다만, 조영남의 경우에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구석들이 있습니다.
만약 조영남의 그림을 아무개가 구매했다고 칩시다.
아무개는 조영남이 직접 그렸을 것이라 생각해서, 조영남의 이름값에 돈을 지불한 것입니다.
만약 어떤 무명화가의 그림이라고 했다면 판매가 좀 어려웠겠죠.
아직까지도 회화는 가내수공업 경향이 심한 편이고, 그렇기에 보통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걸고 그림을 전시하면, 저 사람이 "직접" 그렸겠거니 하게됩니다.
조영남이 자기 이름으로 전시를 하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앉아있다면 당연히들 조영남이 그렸다고 생각 할 것입니다.
만약 따로 작업자를 고용한, 직접 그린 작품이 아니라면, 판매 전에 이를 알려야 하는 것이 상도의입니다.
Assembled in China라고 적어놓는 것 처럼 말이죠.
더군다나 조영남은 자신이 붓과 팔레트를 들고 캔버스를 마주하는 사진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서 자신이 직접 그린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어떤 의미로 사기죠.
위에서 백남준을 언급했는데, 문득 백남준이 "예술은 고등 사기"라고 한 것이 떠오르는군요.
여기에 또 재미있게도 신정아가 나서서 "조영남이 직접 그렸다"는 옹호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신정아 이 양반은 학력을 "위조"해서 이 나라 전체를 한바탕 난리나게 했던 사람이죠.
전직 위조범이 조영남을 옹호하고 나서는 걸 보면 한층 더 가관입니다.
이 난장판이 어떻게 수습될지 지켜보는 것도 꽤 재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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