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Source라는 운동이 있습니다.
네이버를 중심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불펌"문화는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퍼가고 퍼가고 하는 과정에서 원작자의 이름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그런 사태를 막고자 링크의 원래 소스를 밝히자는 운동입니다.
이런 운동이 왜 필요할까요?
그저 원저작자의 오리지널리티나 크레디트를 존중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원문의 내용이 왜곡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얼마전 JTBC 뉴스를 보다가, 이런 트윗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JTBC뉴스 보는 중에 나온 말. "신부가 가난한 이에게 빵을 주면 훌륭하다는 칭찬을 듣지만 그가 왜 가난한 것인지 사회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면 빨갱이라 비난을 듣게 된다."
— 야옹냐옹 (@FROSTEYe) November 26, 2013
제가 밥먹으면서 뉴스보다가 인상깊은 말이 나왔길래 또깍또깍 올린 이 트윗은 약 900회 가량 리트윗되었습니다.
이 말은 손석희 앵커가 직접 한 것이 아닌, 한 변호사와 전화연결을 하면서 그 변호사가 "외국의 신부가 했던 이야기"라며 꺼낸 문장입니다.
그래서 저는 "JTBC 뉴스를 보는 중에 나온 말"이라 했고 어디에도 손석희 라는 이름은 넣지 않았습니다.
이 트윗이 트위터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RT로만 전파된 것은 아닙니다.
소위 "구RT"라고 하는, Qutation 식의 전파도 꽤 많은 수가 되었습니다.
시스템 RT는 원저작자가 표시되고 원문 그대로 전파가 되기 때문에 변질될 염려가 없습니다.
하지만 구RT로 전파가 시작되었고 , 그 와중에 이 트윗은 어느 사이 "손석희 앵커가 직접 한 말"이라는 식으로 변질되어 전파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트윗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바르고 올곧은 것 때문에 중징계? “@FROSTEYe: JTBC뉴스 보는 중에 나온 말. "신부가 가난한 이에게 빵을 주면 훌륭하다는 칭찬을 듣지만 그가 왜 가난한 것인지 사회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면 빨갱이라 비난을 듣게 된다."”
— 놀라뒤로넘어질세상! (@khd345789) November 28, 2013
손석희앵커가 한마디 인용해 종북론을 비판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돕고자하면 사람들은 나를 성자라한다 가난을 낳는 구조를 바꾸자하면 사람들이 나를 빨갱이라고한다" -돔 헬더 까마라 브라질 대주교- 닭대가리를 향하여.
— 지수바라기 (@v1004v_) November 27, 2013
앞선 트윗 같은 경우는 시스템 RT대신 구RT가 된 경우입니다. 다행이 아직까지는 원문이 남아있군요.
문제는 이런 식으로 구RT가 반복되다가, 뒤의 트윗처럼 내용이 아주 달라져버린다는 겁니다.
뭐 닭대가리니 하는 저열한 표현의 문제는 넘어가고... 어느사이 손석희가 발언의 주체가 되어있습니다.
원문을 확인하지 않는 문화
구RT가 거듭되며 손석희 만세가 물결치는 아비규환 속에서 몇몇 지성인들은 잘못 퍼지고 있는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손석희 명언'으로 명명되어 도는 신부-빵- 빨갱이 발언의 원소스: http://t.co/QUo3TvD681 #b2source
— Nakho Kim (@capcold) November 28, 2013
'신부가 빈자에게 빵을 주면 성자라고 하지만 왜 가난해졌는지를 말하면 빨갱이라고 한다'는 11월26일 JTBC 뉴스9에서 김형태 변호사가 한 말입니다. 손석희 앵커의 말로 잘못 알려져 정정합니다. http://t.co/dZDYi3qrON
— 송원섭 Song Weon Seop (@fivecard5) December 2, 2013
물론 몇몇 지성인들의 노력이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정보만 골라 보는 습성이 있고, 무엇보다 원문을 찾아보는 것을 귀찮아하기 때문이죠.
뭐 급기야는 어느 블로그에 이런 글(링크)도 올라왔더군요.
완전히 뭐 아비규환입니다.
이것이 모두 원문을 확인하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사실 이번 해프닝 같은 경우, 뭐 사실관계가 조금 삐뚤어진다 한들 누군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거나 하는 극단적 상황은 아니었습니다만, 이런 식의 무책임한 퍼옮기기가 계속된다면 그런 험악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지요.
언론의 왜곡보도니 하는 것들을 나름 성토한다는 사람들도, 자기 입맛에 맞는 말이라면 일단 대충 퍼옮기는 것에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제발 구RT는 자제하고, 될 수 있으면 원문을 찾아보고, 확인부터 하는 습관.
제발 좀 들입시다.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Gossip > Intern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스토리 탈출 예정 (0) | 2023.01.18 |
---|---|
채굴기 큰손 #비트메인, #이더리움 #채굴기 재판매? (0) | 2018.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