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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Hell Korea

안상수 보온병 포탄 소동과 병영사회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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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당 대표최고위원 안상수 의원이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월 29일, 전쟁이 일어나면 군대에 입대하겠다는 발언[각주:1]을 내뱉어, 안그래도 "행불상수[각주:2]" 등의 명예롭지 못한 별명으로 조롱당하고 있는 통에 한숟갈 더 얹었다.
이 발언에 대해서 트위터 사람들은 사람들은 반드시 이등병으로 입대하라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어떤 이는 이등병도 과하다면서 장정으로 입대하라고 이죽거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연평도에서 보온병을 포탄이라고 하는 바람에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욕도 바가지로 얻어마시고 있다.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고 기자들이 해직당했지만 돌발영상은 아직 쓸만하구나. (c) YTN.

나라당의 다른 의원들과 함께 연평도를 찾은 안상수 의원이 땅바닥에서 보온병을 찾아들고서는 포탄이라고 설레발을 치는 장면이다(경향신문의 관련 만평).
안상수 의원과 한나라당 일행은 연평도에 헬기를 타고 들어갔다고 한다(북한의 포격으로 숨진 병사 둘은 배를 타고 인천 병원으로 향하다가 배안에서 숨을 거뒀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웃기는 것은, 포탄이랍시고 호들갑을 떠는 안상수 의원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는 양반이 무려 중장 출신이라는 사실.
그리고 아무리 미필이고 군대에 안가서 몰라도 그렇지, 상식적으로 보온병은 탄피 모양이고, 공격을 받은 연평도에 탄피 따위가 굴러다닐리가 없지 않은가.

번 정권을 두고 '미필정권'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대다수의 국무위원이 군대를 면제받았기 때문이다.
돈없고 빽없는 서민들만이 군대에 가고 있으니...
이런 서민들의 분노와 현 정권에 대한 혐오감을 담은 말이 바로 미필정권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를 하며, 노무현 대통령 때는 이런 일이 없었다는 식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기에 한술더떠,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사람은 고위 공직에 오르면 안된다는 주장까지 펴는 사람들도 여럿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꽤 위험천만한하다.

계의 화약고라고 하면 어디를 꼽을 수 있을까?
흔히들 중동을 이야기하지만, 세계에서 무기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다름아닌 동아시아다.
세계 1위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 그 미군의 기지가 일본, 한국에 존재하며, 방위비 지출에서 최근 세계 2위로 뛰어오른 중국이 바로 우리 옆나라다.
일본은 어떤가? 감축을 하고있다고는 하지만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세계 5위다.
북한은 액수로는 형편없지만 익히 잘 알려진대로 '선군정치'의 모토아래 군사력 증강이 정권의 최우선과제다.
한국 역시 국방비 지출로 세계 11위를 달리고 있다[각주:3].
이 좁디 좁은 동아시아 지역에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이라는 군사대국들이 모여있고, 거기에 질세라 한국도 엄청난 액수를 국방비에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엄청난 양의 무기들이 동아시아에 가득한데, 한국이 이 치킨 레이스에 뛰어들어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억지력 확충이라는 명분으로 무기를 사들이면 무기상인 배만 불릴 뿐이다.
군비가 전쟁억지력을 발휘 할 수 있다면, 가장 전쟁억지력이 강해야 할 나라인 미국은 항상 전쟁 없이 평화로운 상태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간에서 전쟁중이며, 20세기 이후 100여건 이상의 전쟁 및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이명박 정부의 한심한 위기관리를 욕하는 것은 나름 명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군사력 증강이나 나아가 북한과의 전쟁을 말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욱 한심한 것은, 군대를 갔다온 사람만 고위 공직에 앉히자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서는 우리사회의 군대 컴플렉스와 사회지배층[각주:4]에 대한 애증, 병영사회的 강박이 엿보인다.
일단 너무나 감정에 치우친 주장일 뿐 아니라, 그런 식이면 여성이나 장애인등은 고위공직에 올라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더군다나 건강상의 이유등, 정당한 사유로 면제를 받은 사람까지도 싸잡아 비난하는 논리로 아주 쉽게 발전 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주장인 것이다.
국방의 의무는 법이 정하고 있는 국민의 의무이지만, 이것이 반드시 현역입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린다.
게다가 군대를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을 마치 '덜 떨어진 인간'으로 보는 시각도 팽배해 있다.
그리고 설령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 대통령을 하고, 총리를 하고, 장관이라 한들, 그들이 안보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군필이라고 군사전문가가 되는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미필이라고 군사전문가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겨우 육군 병장 만기 제대 정도로 '군대를 안다'고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유치원생이 박사되겠다고 논문을 쓰는 꼴이다.

요한 것은 반전과 평화에의 의지, 현실적으로 보면 외교 역량과 주변국들과의 관계 설정이다.
한반도 평화는 군비를 증강한다고 해서 오는 것도 아니요, 육군 병장 출신이 대통령이 된다고 오는 것도 아니다.
더 이상 소모적인 대결로 애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모두가 한발짝 물러서서 이성을 찾을 때가 아닐까 싶다.

군대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Postscript.
1. 이번 일에 대한 동아일보와 한나라당의 변명을 보니, 그냥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이 떠오른다.
2. http://twitter.com/GoEuntae/status/9813873397862400 
군필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얼토당토 않은 논리는 펴지말자. "창피한 줄 알아야지!"
  1.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다. [본문으로]
  2. 안상수는 군대를 면제 받았는데, 영장이 날아올 때마다 행방불명되어서 영장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행방불명 안상수를 줄여, 행불상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본문으로]
  3.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military_expenditures 이 자료들은 스톡홀름 세계평화 연구소의 자료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4. 사회'지도'층이 아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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